▲ 보건의료노조
가천대길병원 파업이 23일로 5일째를 맞았다. 지난 19일 파업 돌입 이후 교섭이 한 차례도 열리지 못하면서 갈등이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현재 운영 중인 병상이 1천400개 중 350개에 그치고 응급실도 250병상 중 80병상만 환자를 받고 있어 인천지역 의료공백도 커지고 있다.

23일 가천대길병원 노사에 따르면 사측은 지난 20일 교섭을 먼저 제안했다가 돌연 취소했다. 실무교섭을 책임진 사측 교섭위원의 연락두절이 이유였다. 사측은 보건의료노조 가천대길병원지부에 보낸 공문에서 "실무담당자의 갑작스러운 연락두절은 병원에서 예측하지 못한 것"이라며 "현재 파악한 것은 교섭결렬 등에 대한 극심한 심리적 압박에 따른 행동으로, 사직 의사까지 표시한 상태"라고 밝혔다. 사측은 "교섭 정상화를 위해 병원도 설득하고 있다"며 "24일부터 정상적인 병원측 교섭위원 구성이 이뤄지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병원측이 파업 5일째가 되도록 대화에 나서지 않고 있다"며 "의료공백에 무책임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교섭에는 나오지 않으면서 쟁의행위와 노조활동 방해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사측이 장기 파업을 유도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병원측은 근무자에 한해 식권을 지급한다는 이유로 파업 참가자는 병원식당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관리자들은 파업 참가자에게 불이익을 주겠다고 예고했다.

지부는 "직원이 3천명인 병원의 직장어린이집 정원은 49명에 불과하고 임신하면 진급도 못하고 출산휴가 다녀오면 퇴직을 강요하는 비정상적인 병원을 정상화하기 위해 병원 설립 60년 만에 첫 파업에 들어간 것"이라며 "직원들이 왜 길병원이 아니라 킬(Kill)병원이라고 부르는지, 무엇 때문에 1천명이 넘는 조합원이 병원 로비에 모여 분노를 표출하는지 이길여 회장이 직접 나와 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길여 가천길재단 회장은 가천대 총장이자 가천대길병원 설립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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