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이더유니온(준)이 20일 오전 서울 마포구 메세나폴리스에서 기자회견을 열자, 아파트 보안요원들이 사진촬영을 하지 못하도록 막아서고 있다.<라이더유니온>
"우리는 화물이 아니다! 우리는 범죄자가 아니다! 우리는 사람이다!"

2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주상복합아파트가 들어선 메세나폴리스에서 배달노동자들이 가입해 있는 라이더유니온(준)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우리는 화물이 아니다"는 팻말을 들고 섰다.

메세나폴리스 입주자대표회의가 최근 배달노동자에게 화물용 승강기를 이용하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입주자대표회의는 "우리 아파트에는 외국인도 많이 거주하고 음식을 배달하면 승강기에 냄새도 나고 지저분하니 원칙적으로 배달음식을 금지하되 부득이한 경우 5호 승강기(비상용 승강기)를 이용하도록 입주자대표 정기회의에서 의결했다"고 밝혔다.

아파트측은 또 배달노동자가 출입할 경우 개인신상을 작성하도록 했다. 라이더유니온이 "과도한 개인정보 요구"라고 지적하자 아파트측은 성명 대신 업체명을 쓰라고 방침을 바꿨지만 배달노동자에게 사과하지는 않았다.

라이더유니온은 "메세나폴리스뿐만 아니라 주상복합아파트나 고급빌라에서 배달노동자를 범죄자로 보고 통제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며 "보안이 철저한 고급주택단지 주민들이 지저분하다거나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배달노동자가 범죄를 일으킬 확률이 높다는 잘못된 편견으로 배달노동자를 분리하는 것은 명백한 차별행위"라고 비판했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혼자 사는 여성손님이 대체로 남성인 배달노동자에 대해 위협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에는 공감한다"며 "다만 이것은 성차별적 문화에서 비롯한 것이지 일부 예민한 손님과 배달노동자 때문에 발생한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배달직군 전체에 대한 차별과 배제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파트 보안요원들이 기자들의 사진촬영을 방해해 승강이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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