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광주공장과 곡성공장에서 청소를 하는 비정규 노동자들이 회사 업체 변경에 반발하고 있다.

금속노조 금호타이어비정규직지회는 20일 오전 광주 송정동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현대판 노비문서에 서명할 수 없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는 청소용역업체 변경을 추진 중이다. 기존 4개 용역업체에 맡겼던 청소를 에스원에서 분사한 에스텍시스템의 자회사 에스텍세이프로 바꿀 예정이다.

에스텍세이프는 지난해 12월부터 금호타이어 경비업무를 대행하고 있다. 에스텍세이프는 업체 변경 때 지회의 3승계(고용·노조·단체협약) 요구를 거부한 곳이다.

금호타이어와 도급계약을 체결한 협력사는 14곳이다. 지회에 따르면 에스텍세이프만 유일하게 3승계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에스텍세이프는 청소노동자들의 고용·노조·단체협약 승계 요구를 또다시 거부했다. 100여명의 청소노동자에게 새로운 근로계약서에 서명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근로계약서 내용도 논란이 되고 있다. 새 계약서에는 연간 660만원의 상여금을 기본급으로 전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최저임금 인상효과를 무력화하려는 조치로 보인다. 에스텍세이프는 근로계약서에서 “근로자의 귀책사유로 계약처의 시정지시가 있을 때” 혹은 “수습기간 중 업무에 부적합하다고 판단될 때”를 계약해지 사유로 적시했다.

지회 관계자는 “에스텍세이프가 제시한 근로계약서에 독소조항이 가득하다”며 “회사가 노조 승계를 거부하는 상황에서 근로계약이 체결될 경우 회사가 조합원들을 마음대로 해고할 수 있게 된다”고 우려했다.

기존 업체와 금호타이어의 계약기간은 20일까지였다. 에스텍세이프와 지회가 문제를 풀 때까지 출근을 보장하기로 해서 일단 집단해고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지회는 이날 에스텍세이프에 "1주일간 집중교섭을 갖자"고 제안했다. 조합원들은 해당 기간에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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