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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기회, 카풀 반대
▲ 김형동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부원장(변호사)

“정말이지 할 말이 없습니다. 너무나 안타깝네요.” 지난 10일 분신한 최우기 열사 분향소 앞에서 만난 전택노련 간부의 말이다. 오죽이나 안타까울까. 분신직전까지 그의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던 터다. 열사가 절실히 하고자 했던 이야기를 조금만 더 귀담아 들었더라면 이 같은 안타까운 사고를 사전에 막을 수도 있었을 게다. 살아남은 자들의 책임이다. 택시노동자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하지만 벌써부터 ‘말’만 앞선다. 어떤 정치인은 “전액관리제를 통해 월급 250여만원을 보장하겠다”고 한다. 택시 관련 법·제도를 알고나 하는 소리인지 모르겠다. 무지가 아니라면 그저 이 상황만 모면하면 된다는 베끼기에 불과하다. 현행법은 엄연히 전액관리제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많은 사업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재의 사납금 방식은 명백한 탈법이다. 행정이 법을 제대로 집행하지 않은 탓에 전액관리제가 수십 년째 그대로 멈춰 있다. 택시노동자들을 위한 최저임금제도 강화 또한 10여년에 이르지만 같은 이유에서 정착되지 않고 겉돌고 있음은 웬만한 이라면 다 아는 사실이다. 그 결과 최저임금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오늘의 현실이 택시노동자들의 모습이지 않는가.

‘택시노동자를 위해 힘쓰겠다’는 수많은 공약이 있었지만 도대체 뭘 했는지 모르겠다. 가까이는 ‘우버사태’가 있었고, 합법의 탈을 쓴 불법 ‘협동조합택시’와의 갈등은 현재진행형이다. 그때마다 현장 조합원들은 요구를 분명히 했다. “택시노동자의 생존권을 보장하라”고. 그때마다 돌아오는 약속은 건성이었고 그 약속마저 제대로 지켜진 예가 없다. 이명박 정부에서 ‘택시를 대중교통으로 인정하겠다’는 공약만 제대로 지켰더라도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카카오가 얘기하는 카풀을 보자. “현행법에서도 출퇴근 시간에 카풀이 가능한데 뭐가 문제냐”는 게 그들 주장의 요지다. 일리만 있는 말이다. 왜냐하면 카카오가 하고자 하는 카풀은 영업행위이기 때문이다. 법에서 허용하는 카풀은 ‘선의로 같은 방향으로 데려다 주는 행위’여야 한다. 횟수제한(2회), 시간제한(출퇴근)을 두겠다는 주장도 영업행위라는 본질을 바꾸기는 어렵다. ‘카카오가 금전적 이익을 얻는 게 없다’는 주장으로 이해되는데, 참으로 어설프다. 해당 드라이버 입장에서는 2회 출퇴근 시간에 작은 수입이겠지만, 카카오 입장에서 보면 다르다. 이들 노동자들을 이용해 ‘하루 24시간 계속해서 영업활동을 하고 있지 않는가. ‘수익’은 반드시 직접적일 필요도 없다.

정부에서는 카카오의 카풀영업을 두고 ‘공유(共有)경제’ 필요성을 얘기하는 듯하다. 글자 그대로 ‘함께 살아가자’는 뜻과 취지에 누가 반대하겠는가. 그러나 참으로 어설프다. 정책을 세우는 데 있어서는 반드시 그 결과까지 봐야 하지 않겠는가. 카카오는 사실상 독과점에 가까운 플랫폼사업자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거대 기업의 독점적 이익은 더 강화될 것인데 반해 영세한 택시노동자들에게 고통을 줄 것은 뻔하지 않겠나. 이런 결과를 두고서는 그 누구도 ‘공유’라 쉽게 말하기 어렵지 않겠나.

‘소비자가 원한다’라는 핑계도 있다. ‘연말연시 택시 잡기 정말 어렵습니다.’ ‘며칠간의 단속인데도 불법영업 단속건수가 이미 몇 천 건입니다.’ 카풀 논쟁이후 부쩍 늘어난 뉴스 내용들이다. 이런 보도가 100% 옳다고 하더라도, 곧 카풀이 허용돼야 한다는 주장과는 논리상 아무런 관계가 없다. 위의 문제는 카풀이 허용되지 않아서 일어나는 문제가 아니지 않는가. 불법은 엄단하되, 시민의 원활한 이동권 보장을 위한 다양한 정책적 수단을 찾아봤는지 묻고 싶다.

‘카풀에 참여해 일할 자’의 사회적 지위와 이들을 어떻게 법으로 보호할 것인지에 관한 고민은 했을까 하는 의문이다. 이대로 시행됐다면 십수만 명의 플랫폼 노동자가 양산됐을 것이다. 개념조차 제대로 정의 내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또 하나의 거대한 ‘플랫폼 노동자’ 직군이 탄생하지 않았겠나. 택시노동자·소비자뿐만 아니라 이들도 보호해야 할 대상임이 분명하다.

20일 오후 국회 앞에서 10여만 택시노동자들의 집회가 예정돼 있다. 마지막 기회라는 자세로 이들의 외침에 귀 기울여 보자.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부원장(변호사) (94kimhyung@daum.net)

김형동  94kimhy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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