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산업 노사의 산별중앙교섭이 타결된 지 4개월이 지나도록 금융권 임금·단체교섭이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 개별 은행 노사 중 임금피크제 개선과 임금 문제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곳이 적지 않아 보충교섭이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특수은행 중 노사가 올해 보충교섭을 마무리한 곳은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밖에 없다. 우리은행 노사는 지난 13일 임금피크제를 만 56세부터 적용하고, 전직지원 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으로 올해 임금·단체협약 보충교섭을 마무리 지었다. NH농협지부는 지난 17일 임금피크제 개선을 논의하기 위한 노사 TF팀 운영과 임금인상에 합의했다.

우리·농협은행 노사의 임금피크제 합의는 다른 은행 교섭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금융노조 한 지부 위원장은 "눈치 보기를 하는 은행들이 적지 않다"며 "시중은행 최초로 임금피크제 진입시기와 그에 따른 후속조치 합의가 나왔기 때문에 다른 은행 노사도 교섭에 속력을 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임금인상 문제도 쟁점이다. KB국민은행지부(위원장 박홍배)는 신입직원 임금차별 해소와 출퇴근 기록시스템 설치, 시간외수당 개선을 요구하며 전면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지부는 중앙노동위원회를 통한 조정이 성사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홍배 위원장은 18일 부산지역 순회집회 중 삭발을 하며 파업 동참을 조합원들에게 호소했다. 지난 13일 새 집행부가 출범한 신한은행 교섭도 난관에 직면했다. 교섭이 늦게 시작된 데다 저임금직군 임금인상률을 두고 노사이견이 커 합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KEB하나은행 노사는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출신자의 임금·복지 통합작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KEB하나은행지부 관계자는 "임금피크제 등 임단협 내용에 대해서는 합의점을 찾았다"며 "늦어도 이달 안으로 통합작업을 마무리하고 보충교섭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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