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비스연맹
노조 이름에서 ‘애플’이라는 명칭을 빼라고 요구했던 애플 협력업체가 직원들에게 ‘애플’ 명칭을 쓰지 마라는 내용의 서약서 작성을 강요해 논란이 일고 있다. 서약서 작성을 거부한 노조간부는 전직 처분을 받았다.

애플케어상담사노조는 1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애플코리아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협력업체가 서약서 작성을 거부한 노조간부 4명을 부당전직했다”며 “원청인 애플이 책임지고 이를 철회시켜라”고 촉구했다. 애플 협력업체 ㅋ사 콜센터 상담사들은 올해 8월 노조를 만들었다. 고용안정과 휴게시간 보장 같은 노동환경 개선을 요구했다. 상담사들은 애플 제품과 아이튠즈앱 결제를 비롯해 애플 장비사용 전반을 상담한다.

노조에 따르면 ㅋ사는 노조가 설립된 뒤 노조 명칭 변경을 요구했다. 노조 이름에 ‘애플’이라는 단어를 넣지 말라는 것이다. 노조가 거부하자 올해 10월 말께는 상담사들이 입사할 때 쓰는 ‘비밀정보보호 및 지적재산권 등에 관한 서약서(비밀서약서)’ 재작성을 전 직원에게 요구했다. 수정된 서약서에는 “본인은 ㅋ사와 고객과의 관계, 고객업체의 명칭, 취급하는 제품 또는 서비스 등 고객에 관한 정보 모두가 ㅋ사의 비밀 정보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인지한다”며 “어떤 경우라도 해당 비밀 정보를 ㅋ사의 사전 서면동의 없이 사용하거나 외부에 공개하지 않을 것을 서약합니다”는 문구가 들어갔다. 작성을 거부한 노조위원장을 포함한 노조간부 4명은 지난달 중순께 대기발령 처분을 받았다. 이달 초 상담사 업무에서 배제되고 상담사들과 다른 공간에서 일하는 상담지원업무로 전직됐다.

노조 관계자는 “상담사들은 ‘애플케어 상담사입니다’는 말로 전화를 받는다”며 “애플케어 상담사를 애플케어 상담사라고 말하지 않으면 뭐라고 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회사의 중요한 기밀이나 고객 개인정보도 아니고 고객사 명칭까지 비밀정보라고 하는 것은 노조를 탄압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ㅋ사에 교섭에 성실히 나서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올해 8월 단체협약 체결을 요구했는데 계속 미루다가 결국 두 달 뒤인 10월에야 교섭을 시작했다”며 “교섭을 겨우 시작한 뒤에도 핵심 쟁점은 논의도 못하고, 교섭 룰만 논의하다 결국 4회 만에 결렬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ㅋ사 관계자는 “할 말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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