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18.12.18 화 13:21
상단여백
HOME 칼럼 연재칼럼 비정규직 활동가의 차별없는 세상 속으로
돌봄전담사들의 열정페이로 운영되는 초등돌봄교실김혜진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활동가
▲ 김혜진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활동가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은 초등돌봄 확대에 목마르다. 통계청 보고서 ‘2018년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에 의하면 여성취업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여성은 90.2%나 되고, 집안일과 상관없이 취업을 해야 한다는 견해는 58.9%였다. 그러나 역시 여성취업의 가장 큰 장애요인은 ‘육아부담’이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영유아의 공적돌봄은 68.3%이지만 초등돌봄은 12.5%밖에 수용을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한국 여성고용률을 보면 초등학교에 들어갈 나이가 되는 35세에서 39세까지의 여성 고용률이 가장 낮은 M자형을 이루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육아부담 해소 요구에 부응해 ‘온종일 돌봄체계 구축’을 선언했고, 현재 33만명인 초등돌봄 대상자를 2022년까지 53만명으로 확대하겠다고 했다. 초등돌봄을 보편 서비스로 만들겠다는 의미이다.

초등돌봄을 공적인 보편서비스로 해야 하는 이유는 여성의 취업 때문만은 아니다. 초등학생 시기는 생활습관과 학습관을 형성하고 지적·정서적·사회적인 성장과 발달이 이루어지는 중요한 시기다. 따라서 이 시기에 돌봄 공백이 발생할 경우 이후 삶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돌봄 공백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학생들을 제대로 보살피고, 대다수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것은 학생들의 전인격적 발달에 매우 중요하다. 시·도 교육청도 돌봄교실을 운영하는 목적으로 ‘학생들을 안정하게 보호하며 기초학력 신장과 기본생활습관 형성, 학생의 건강 유지,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향상과 긍정적인 또래관계 형성, 다양한 활동으로 지덕체의 조화로운 발달’ 등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초등돌봄은 교육과 보육 두 가지 과제를 다 포괄할 수밖에 없다.

돌봄전담사들이 이 목적을 실현하는 사람들이다. 당연히 학생들이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갖도록 전용교실도 많이 만들고 시설도 잘 갖춰야 하겠지만 돌봄전담사의 노동 가치를 인정하고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돌봄의 질도 높아진다. 그런데 정부는 ‘초등돌봄’의 양적 확대에만 주력할 뿐이다. 초등돌봄교실 확대가 발표된 이후 시·도 교육청에서는 단시간과 초단시간 전담사로 그 자리를 메운다. 정부는 ‘초등돌봄노동의 가치’를 매우 낮게 평가한다.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일‘로 간주하니까 단시간·초단시간 노동을 양산하는 것이다. 현재 전일제 돌봄전담사는 18%에 불과하다. 돌봄전담사들은 프로그램 준비와 진행, 교실 정리, 심지어 행정업무까지 해야 한다. 단시간으로 일하는 초등돌봄전담사들은 결국 집에 가서도 밀린 업무를 해야 한다. 교육부가 단시간 돌봄전담사에게 무료노동을 시키는 셈이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초등생 학부모들은 ‘정부가 가장 잘하고 있는 교육정책’으로 초등돌봄교실을 꼽았다. 서울시교육청이 실시한 조사에서는 초등돌봄교실에 대한 만족도가 96%였고 강원도교육청 조사에서 만족도는 95.1%였다. 이렇게 만족도가 높은 것은 열악한 노동조건에서도 초등돌봄교사들이 최선을 다해 돌봄교실을 운영해 왔기 때문이다. 학생과 학부모는 돌봄교실이 교육적 기능과 심리적 안정, 흥미와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원한다. 그러나 정부는 초등돌봄전담사들에 대해 연수도 제대로 하지 않고, 준비할 수 있는 시간도 주지 않는다. 그래서 초등돌봄전담사들 스스로가 ‘초등돌봄교육과정 연구회’ 등을 만들어서 자체적으로 공부하고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그런데 돌봄전담사들이 갖고 있는 자부심과는 달리 교육부가 전문성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때로 의욕을 잃는다.

초등돌봄전담사가 되기 위해서는 유·초·중등 교사자격증이나 보육교사 자격증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만큼 전문성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도 정부는 초등돌봄교사들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다. 지금의 초등돌봄교실은 전담사들의 헌신과 노력, 그리고 무료노동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런 현실을 바꾸려면 초등돌봄전담사를 전일제로 고용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초등돌봄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초·중등학교 교육과정 총론에 근거해 운영되는 초등돌봄교실의 법적 근거를 명확하게 하고 정부의 책임성을 명시해야 한다. 그리고 정부는 ‘초등돌봄 확대’를 공언한 만큼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 학생들 성장의 동반자인 초등돌봄전담사들에게 더 이상 열정페이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활동가 (work21@jinbo.net)

김혜진  labortoday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혜진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13
전체보기
  • 양보다는 질적으로 나아가길.. 2018-12-08 09:34:57

    돌봄교실의 현주소를 너무나 잘 대변해주셨네요. 돌봄확대만이 답이 아니죠. 전정부나 지금이나 현장의 목소리에는 귀기울이지않네요.돌봄교사의 사기가 땅에 떨어져있는데 양적확대의 효과가 얼마나있을까요? 말로만 돌봄교사들의 사기진작 어쩌고 하지말고 현실적 처우를 들여다봐주시길 간곡히 부탁합니다.   삭제

    • 자운 2018-12-07 14:53:33

      너무나 열악한 환경에서 애쓰시는 돌봄전담사선생님들에
      복지가 어느정도 기본바탕이 되어야 아이들도 전달되는 에너지
      행복도 높아지리라 생각됩니다. 아이들에 미래를 걱정하면서
      희생만을 강요해서는 좋은 정책이 될수없다 생각됩니다.   삭제

      • 최선화 2018-12-07 10:42:19

        와~구구 절절 맞는 말씀에 감격스럽습니다.
        요일마다 다 다른 방과후챙겨보내고, 귀가시간도 요일마다 다르고,간식도 한번에 못먹어서 오는대로 먹이고,정신 쏙빼놓고 손많이가는 1학년아이들 20명가량 돌보면 하루가 금방 지나갑니다.애봐준 공은 없다더니 가끔 어머님들의 말한마디에 상처받고 허가된 외부인 신분이라 학교선생님들과도 물과 기름입니다.안정적인 전일제실시로 아이들에게만 집중할수있도록 해주세요.수업끝나면 돌봄교실로 뛰어오는 아이들보면 힘이납니다.   삭제

        • 최선애 2018-12-07 07:47:51

          초등돌봄교실 운영에 있어서 말이 안 되는 일이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으면 학교장 사기업체럼 갑질을 하고 있는 곳도 있습니다
          행정업무를 담담 교사가 한다해도 그 준비는 돌봄전담사가 준비하고 정리해서 전하기 때문에 모두전담사의 몫입니다
          하루 빨리 전국적으로 동일노동 동일임금 체계의 법적 근거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삭제

          • 행복나라 2018-12-07 02:38:18

            1시~5시까지 근무하는 서울 시간제돌봄교사입니다. 그러나 1.2학년 아이들 12시30분 부터 벌써 학급에서 하교하여 문이 아직 열리지 않은 돌봄교실 앞 복도에서 서성거리며..가끔 저희들끼리 다툼도 납니다.
            저는 부히나케 뛰어가서 오전에 학년 영어교실로 사용 후 청소도 되어 있지 않은
            교실문을 얼른 열고 아이들을 들여 보냅니다.불을켜고 핸드백도 내려놓기전에 20여명의 아이들이 한꺼번에 달려들어 조잘 재잘 얘기합니다. 저의 혼이 쏙 빠질듯 정신이   삭제

            • 탱이맘 2018-12-07 00:32:21

              초단시간 일자리는 세상에서 없어져야 합니다.
              정당한 전문 일자리로 학부모가 안심하고 아동이 안전하고 행복한 돌봄교실이 되어야 합니다.
              근무시간 전일제로 통일시켜 주십시요.
              이제 소중한 우리 아이는 국가가 함께 키워야 합니다. 국가가 지켜줘야 합니다.   삭제

              • 수려한 2018-12-07 00:27:25

                초등보육전담사가 행복하고 제대로 된 대우를 받아야 돌봄교실의 질적 수준도 높아지고 아동들도 행복하다.
                전문적인 일자리로 동일근무시간과 처우개선을
                제도화하여 만들어 나가야 한다.
                돌봄근무시간통일 처우통일과제가 현장에서 가장 시급하다.   삭제

                • 안정적인 돌봄교실 2018-12-06 23:46:10

                  이번 국회토론회에서 활동가님 서두에 아이를 돌봐주신 전담사님 덕분에 사회활동 할 수 있어 고맙다는 말씀하시면서 울먹일 때 함께 눈물 흘렸습니다
                  초단시간으로 일하다가 올해 문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제로화 정책의지로 직의 안정이 되었습니다
                  전인생을 살아가는 힘은 아동기에 길러진다 생각합니다
                  이런 중요한 일을 누구나 할 수 있는 일로 전락시켜 결국은 그 피해가 미래의 희망인 우리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는 무서운 사실입니다
                  지금이라도 전담사의 노동가치를 인정하고 전일제로 전환이 필요한 때입니다   삭제

                  • 육체적노동 정신적고통 2018-12-06 23:14:44

                    아이들의 안전은 나몰라라 하는 허울좋은 돌봄교실
                    초단기로 주14시간을 뽑아 놓고선 아이들이 돌봄교실에서
                    저학년아이들이 방치되고 있는 학교돌봄 진짜로 돌봄정책을
                    키우시려는건지 모양새만 갖춰서 정책을 하려는건지
                    일하면서도 알수없는 고용형태로 각반 다른 시간제의
                    전담사들끼리의 위화감,아이들도 피해자입니다
                    이런 졸속행정정책은 없어져야 아이들을 안전하게
                    교육.보육할수 있을겁니다   삭제

                    • 사랑충만 2018-12-06 22:52:44

                      겸용교실에서 25-26명이 자유시간을 가지려면 바닥엔 정규수업의 흔적인 먼지덩어리와 함께 아이들이 뒹굴고 있답니다 ..그때마다 청소기를 들고 여기저기 아다니기 일쑤~~
                      놀 공간은 턱없이 부족하여 책상 여기저기 부딪히는 일도 다반사~~
                      아이들도,담임교사도,돌봄교사도 모두모두 고생이에요..
                      겸용교실은 꼭 없어져야 하고 돌봄전용교실에 전일제 돌봄전담사가 절실합니다~~   삭제

                      13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전체보기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