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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는 와해 대상이라는 경총, 변하지 않았다"공정한 노사관계 위한 경총 변화 모색 국회 토론회 … 설립취소·원청 직접교섭 제도화 제안 나와
▲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정미 정의당 의원과 민변·참여연대는 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정한 노사관계 구축을 위한 경총의 변화 방향 모색 토론회'를 개최했다.<제정남 기자>
"노조파괴 현장에서 마주치는 사측 대리인은 둘 중 하나다. 고용노동부 출신이거나 경총 출신이거나."

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정한 노사관계 구축을 위한 경총의 변화 방향 모색 토론회'에 참석한 민주노총 관계자 발언이다. 최근 검찰 수사 결과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들에게서 단체교섭권을 위임받은 한국경총이 교섭해태 같은 부당노동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당노동행위는 노조와해를 목적으로 이뤄졌다. 통신설비를 설치·수리하는 비정규직들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LG유플러스·SK브로드밴드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원·하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하자 경총이 등장했다. 노조파괴 자문으로 악명을 떨친 심종두 전 창조컨설팅 대표는 13년 동안 경총 법제팀·노사대책팀에서 일했다.

토론회 참가자들은 "노사갈등을 심화시키는 경총의 행태가 삼성전자서비스 사건을 통해 드러났는데도 개선할 움직임이 안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사회적 대화의 한 축인 사용자단체 경총의 변화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토론회는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정미 정의당 의원과 민변·참여연대가 주최했다.

"노정갈등 커지면 경총 옛 모습으로 금세 회귀할 것"

첫 발제를 한 전인 영남대 부교수(경영학)는 올해 초 발생했던 송영중 전 상임부회장과 사무국의 대립 사태를 토대로 경총의 성격을 분석했다. 송 전 상임부회장은 4월 초 부임했다가 3개월 만에 해임됐다. 그는 "그동안 대기업 회원사들은 국가단위 노사관계 이슈를 회피하기 위해 많은 권한을 경총에 위임했고, 경총 회장은 실질적 대표성이 낮기 때문에 상임부회장이 지휘하는 사무국 중심으로 경총이 운영됐다"며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김영배 전 상임부회장 입지가 축소되면서 내홍이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전 부교수는 "회원사인 대기업들이 사무국 운영체제를 감독하고, 노사관계를 어떻게 변화시켜 나갈지 메시지를 줘야 경총 변화는 가능하다"며 "아마도 경총은 지금 현 정부 노동정책의 부정적 측면을 정리하고 보수정당 회생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노정갈등이 커지고 노동운동 세력과 정부 사이의 균열이 커질수록 경총이 본연의 위치로 돌아가는 속도는 더 빨라지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부에 '설립취소·정부위원회 참여 배제' 주문

삼성전자서비스 사태 이후에도 "노조를 와해 대상으로 보는 경총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이용우 변호사(민변 노동위원회)는 발제에서 "검찰이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노조파괴 사건으로 경총 간부들을 기소했지만 손경식 회장은 문제가 없다고 평가하고 김용근 상임부회장은 '삼성전자서비스 노사협상 컨설팅은 성공사례'라고 말하며 범죄라는 인식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경총 지도부의 안이한 인식은 결국 범죄의 반복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위법행위 재발을 막기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노동부 장관은 삼성전자서비스지회 교섭에 불법적으로 개입한 것과 재발 가능성을 고려해 경총 설립허가를 취소할 수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며 "범죄 행태에 비춰 보면 다수 정부위원회에 참여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 생기는 만큼 정부는 경총을 배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교섭에서 경총을 마주했던 당사자는 "교섭에 관여하지 못하도록 원청에 직접교섭 의무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진억 희망연대노조 나눔연대사업국장은 "경총은 노사갈등이 있어야 살고 장기화돼야 위상이 높아지고 대행비용을 받으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조직"이라며 "노사갈등으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든 말든, 노동자가 고통받든 말든, 고객이 서비스를 못 받는 것은 고려하지 않고 자기이익을 위해 행동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외주업체 노사문제 해결은 결국 원청 대기업의 결단에 의해 열린다"며 "대기업이 사용자로서 역할을 다하도록 한다면 자연스럽게 경총의 일탈과 비정상적인 개별 노사관계 개입이 봉쇄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박용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박성국 매일노동뉴스 논설위원·윤효원 글로벌 인더스트리 컨설턴트가 토론자로 참석했다.

제정남  jjn@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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