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 용역노동자들이 경고파업을 했다. 산업은행이 12일 열리는 정규직 전환 협의기구에 자회사 설립안을 안건으로 상정해 표결할 것으로 예상되자 용역노동자들이 발끈하고 나선 것이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산업은행분회(분회장 남용진)는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은행측은 용역노동자에게 불리한 다수결 의결절차를 거쳐 자회사 전환을 결정하려 한다”며 “강행 시도를 중단하고 전환방식은 시간을 갖고 대화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은행측은 지난해 10월 정규직 전환 협의기구를 구성했다. 전환 대상자는 파견·용역노동자 500여명이다. 최근까지 20차례 회의를 했다. 21차 회의는 이달 12일 열린다. 협의기구에는 파견·용역대표 5명, 전문가 5명, 정규직노조 대표 2명, 은행측 6명 등 18명이 참여한다. 용역노동자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위원은 당사자들과 전문가 1명에 불과해 분회는 자회사 설립 여부 표결에 부정적이다.

분회는 은행측에 전환방식에 대한 공개토론회를 개최하고, 내년 6월까지 논의를 통해 합의하자고 제안했다. 만일 내년 6월까지 합의되지 않으면 제3의 기관에 중재를 요청하고 그 제안을 수용하자는 것이다.

은행측은 지난 3일 “전환방식 의결 전 논의 경과를 공유하고 다양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토론회를 6일 오후 진행한다”고 공고했다. 그런데 참석 대상을 비조합원 10명 내외로 제한했다. 은행은 “기존 용역근로자대표가 노조원으로만 구성돼 있어 비조합원 의견 수렴이 어렵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분회는 “자회사 설립 표결을 강행하려고 명분 쌓기에 불과한 밀실토론회를 한다”고 지적했다. 분회는 이날 경고파업에 이어 12일까지 부분파업을 한다. 지부 관계자는 “만일 12일 표결을 강행하면 전면파업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