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가 은행권 채용비리 근절을 위한 투쟁 '시즌2'를 시작한다. 검찰에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재수사를 촉구하며 무기한 1인 시위를 시작했다.

2일 금융노조와 노조 국민은행지부(위원장 박홍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30일부터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윤 회장 재수사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했다. 검찰은 지난 6월 KB국민은행에서 불거진 채용비리 사건과 관련해 윤 회장을 기소하지 않았다. 윤 회장이 범행에 공모하거나 가담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KB국민은행 노동자들의 생각은 달랐다. 지부가 지난달 28일·29일 이틀간 조합원 3천2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86.3%가 "윤 회장에 대한 기소와 재수사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채용비리가 법원 판결에서 사실로 확정될 경우 윤 회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답변도 89%였다.

KB국민은행 채용비리 사건은 업무방해와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남녀고용평등법) 위반 의혹을 받고 있다. 인사 담당자들은 혐의가 인정돼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박홍배 지부장은 "1심 유죄판결에도 단 한 마디 사과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는 국민은행 사용자를 대신해 채용비리 사태에 대해 국민께 사죄드린다"며 "취업준비생들과 그 가족들에게 절망감을 안긴 윤 회장이 채용비리에 책임지고 사퇴할 때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노조와 지부, 금융정의연대는 지난달 30일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이 윤 회장에 대해 불기소를 한 탓에 그는 범죄혐의가 있는데도 처벌을 피했다"며 "기소만 됐더라도 1심 재판부에서 은행 인사담당자들과 함께 중죄를 받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KB국민은행은 2015년 신규채용 당시 남성을 더 많이 뽑기 위해 남성 113명의 점수를 높이고 여성 112명의 점수를 낮춘 채용비리 사건이 발생했다. 인사담당자들은 청탁대상자 20명을 포함한 28명의 면접점수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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