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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양진호’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이상권 공인노무사(금속노조 법률원)
▲ 이상권 공인노무사(금속노조 법률원)

영화를 보다 보면 각별히 위악적인 악당이 나오는 경우들이 있다. 제도의 문제 따위에는 관심을 둘 여유 없이 온전히 악당 개인에만 초점이 맞춰지고 악당 개인을 벌하는 것으로 모두가 만족하는 결말을 맞는 식이다.

최근 직장갑질 대명사가 된 양진호 같은 인물의 행태를 보면 절대악의 현현이라 할 각별히 위악적인 악당이 떠오른다. 하지만 직장갑질은 어디까지나 권력관계에서 비롯하는 문제이고 제도적 규율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즉 ‘양진호’들이 발호할 수 있는 사회구조가 문제인 것이다. 안타깝게도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은 현재 2개월 넘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발목이 잡혀 있다.

필자 또한 비록 직장상사로서는 아니지만 최근 양진호 같은 자를 만나게 됐는데 바로 서인천새마을금고 이사장이다. 검색포털에서 ‘서인천새마을금고’와 ‘개고기’ 키워드를 같이 검색하면 그가 한 악행에 관한 기사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직원들에게 VIP 고객 접대를 위해 휴일에 출근해 개고기를 삶아 대접하라고 강요하고 여성 직원들을 성희롱한 일은 공중파 뉴스에도 방송됐다.

서인천새마을금고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노동조건을 지키기 위해 노동조합을 조직하자 이사장의 갑질행태는 노골적인 부당노동행위의 양상을 띠게 됐다.

이사장은 자신이 행한 불법행위에 대해 민원을 제기하고 언론에 제보한 조합원들 모두에게 법적 책임을 묻겠다면서 조합원 12명 전원에 대한 보복조치를 공언했다. 그것도 금고 총회에서 공공연한 방식으로 말이다.

이사장은 수표분실에 책임이 있다는 이유를 들어 2명의 조합원을 직위해제했고, 이후 2명의 조합원을 추가로 직위해제했다.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앞선 직위해제 처분을 부당직위해제로 인정했는데, 그도 그럴 것이 금고의 감독기관인 중앙회가 해당 조합원들에게 수표분실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한 것은 물론, 이사장측 또한 노동위원회 사건에서 이 점을 사실상 시인했다.

이사장은 직위해제한 4명의 조합원 모두에 대해 징계면직(해고) 처분을 하고 이로도 모자라 추가로 4명의 조합원들에 대해서도 징계면직을 의결해 둔 상태다. 공언한 대로 조합원 12명 전원을 해고할 생각인 것이다.

정말이지 황당한 것은 징계해고 사유다. 노동조합 집회 참가, 이사장에 대한 민원제기 및 관계기관 진술 등이 징계해고 사유라는 것이다. 부당직위해제 판정을 받은 조합원 2명은 노동조합 집회에 참여해 이사장을 비방했다는 것이 유일한 해고사유다. 너무 황당해서 필자 본인도 징계해고통지서를 거듭 확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서인천새마을금고 이사장의 부당노동행위는 새마을금고가 ‘우리 회사 양진호’가 발호하기 딱 좋은 환경이었음을 방증한다. 금고 이사장들은 새마을금고를 마치 자신의 개인 곳간인 양 운영해 왔고, 중앙회는 선거를 의식해 이사장들에 대한 제재를 꺼려 왔다.

그러나 서인천새마을금고에 노동조합이 조직되면서 중요한 변화가 시작됐다. 이사장이 조합원들을 해고하는 데 혈안인 것은 그만큼 노동조합이 사용자 전횡을 막을 효과적인 수단임을 잘 보여준다. 이사장의 갑질 전횡을 끝장내기 위해 투쟁하는 서인천새마을금고 조합원들의 건승을 기원한다.

이상권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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