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올해 9월 인터넷망 관리를 하는 수탁사 노동자를 직접고용한 뒤 이들의 임금을 일방적으로 결정해 지급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5일 희망연대노조 한마음지부(옛 수탁사지부)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달 말께 노조에 사측이 제시한 임금안을 적용하겠다고 통보하고, 지난 23일 노동자들에게 제시안대로 임금을 지급했다. 노사는 수탁사 노동자 1천770여명을 직접고용하면서 운영기술직군에 배치했다. 노사는 올해 8월부터 운영기술직군 근로조건을 논의하기 위해 실무협의를 10여차례 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지부는 “LG유플러스가 올해 9월 직접고용 당시 근로계약서에 ‘노사 합의에 따른 임금지급’을 명시해 놓고 이를 위반했다”며 “회사의 일방적 임금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지부 관계자는 “사측은 지부가 소수노조로 교섭권이 없어 사측이 임금안을 결정해도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주장했다. LG유플러스에는 지부를 포함해 정규직 노조가 3개 있다.

지부는 회사 임금안이 차별적이라고 문제를 제기한다. 지부에 따르면 사측은 초봉 2천600만원을 시작으로 연차별로 임금을 차등 인상하기로 했다. 1년 경력이 쌓일 때마다 1~5년차는 40만원씩, 6~10년차는 80만원씩, 11~15년차는 100만원씩 올리는 식이다. 지부 관계자는 “수탁사 시절보다는 연봉이 대부분 인상됐지만 LG유플러스 내 5개 직군 중에는 가장 급여가 낮다”며 “회사가 기존 임금보다 500만원 이상 인상하지 못하도록 표준연봉안에 상한을 정하거나, 경력이 실제보다 낮게 산정된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지부는 “이번 임금 결정은 단순히 임금·복지를 넘어 지난 수탁사 시절 비정규직으로 LG유플러스 발전에 이바지해 온 노동자들의 존엄과 자긍심 문제”라며 “지부는 직군 격차를 단계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싸워 나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부는 “지난 22일 LG전자가 서비스센터 협력업체 직원을 직접고용하겠다고 밝혔지만 LG전자 또한 한마음지부처럼 ‘형식만 직접고용’을 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며 “LG유플러스는 이제라도 제대로 된 직접고용을 통해 모범 선례를 남겨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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