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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열일터 끝판왕 유통업계, 제대로 된 실태조사부터최강연 공인노무사(정의당 비상구)
▲ 최강연 공인노무사(정의당 비상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롯데하이마트가 삼성·LG·대우일렉트로닉스 등 납품업자로부터 인력공급업체 소속 판매사원 3천846명을 전국 지점에 불법적으로 공급받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화점·마트가 납품업자로부터 인력공급업체를 통해 판매사원을 공급받아 전자제품·음료·식료품 판매업무를 수행했다면 ‘파견대상업무’ 위반, 즉 불법파견으로 사용사업주는 해당 파견노동자를 직접고용해야 할 의무가 있다.

불법파견 조장하는 대규모유통업법

일반적으로 대규모유통업 판매사원이 고용돼 사용되고 있는 형태는 ① 드물지만 납품업자 소속 인력이거나 ② 납품업자가 유통벤더를 통하고 유통벤더는 중간관리자를 통해 인력을 채용, 대규모유통업자 사업장에 파견하는 형태와 ③ 납품업자가 인력공급업체를 통해 인력을 대규모유통업자 사업장에 파견하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대규모유통업 판매사원의 간접고용 형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노동관계법을 고려하지 않고,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대규모유통업법) 12조의 단서조항인 ‘판매할 상품만을 공급하는 납품업자가 자신이 고용한 종업원 파견 허용’ 조항을 확대해 간접고용까지 허용한 것에 기인한다. 실제 공정거래위원회가 참고하고 있는 해설서에도 “대규모유통업에서 파견법에 의한 판촉사원 매장파견 형태가 일반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판매사원은 빅3 백화점(롯데·신세계·현대)과 대형마트(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에서만 15만명이 넘고, 2018년 1분기 현재 5인 이상 사업장 소매업 고용 현원은 38만명, 파견 납품업자는 1만1천674개 업체로 상당수 판매사원들이 인력공급업체 소속인 것으로 확인됐다. 고용노동부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는 활동결과보고서에서 “2013년도 이마트 불법파견 근로감독 및 2016년 같은 내용의 근로감독 청원에 대해 노동부가 납품업체 판매사원들의 간접고용 존재를 확인하고도 조사를 하지 않고 파견법 위반 혐의가 없다고 단정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노동인권 사각지대 놓인 판매노동자

정의당 비상구가 입수한 자료를 살펴보면 롯데하이마트는 인력공급업체 소속 판매사원(SA)의 채용·실적점검·퇴근지시·재고관리 등 구체적인 업무 지휘·감독을 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매장별 단체톡방을 통해 업무지시·근태관리·세일즈마스터 시험까지 관장했다. 인력공급업체가 직접 근무일정표를 작성하는 경우도 있으나 롯데하이마트가 직접 매월 근무일정을 정하고 이에 따라 근무해야 했다. 인력공급업체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만 교부받지는 못해 정확한 노동조건을 숙지하지 못하거나 포괄임금제 악용으로 최저임금 위반과 임금체불이 발생한 지점도 있었다. 퇴근시간 이후 포스터 부착 작업과 새벽시간 재고정리 작업을 하고 ‘전국동시 세일기간’ 같은 프로모션 기간 동안에는 휴일에도 나와서 근무했으나 시간외노동수당을 받지 못했다. 연차휴가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롯데하이마트 본사 ‘세일즈 마스터 교육’을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했다. 롯데하이마트·이마트 등 대규모유통업 판매사원 대부분은 인력공급업체 소속으로 대규모유통업자 사업장에서 납품된 상품 판매업무를 하고 있다. 이들 중에는 4대 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은 인원도 상당하다. 즉 대규모유통업은 간접고용으로 심각하게 왜곡돼 있다. 대규모유통업자와 납품업자는 고용의 책임을 털어 버리고, 인력공급업체는 중간착취로 이익을 얻고 있다. 노동자는 저임금·장시간 노동, 고용불안 등 노동인권 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있다.

재벌개혁 못하는 ‘노동 없는 정치’의 뼈아픔

강진구 경향신문 노동전문기자는 ‘500대 기업 고용과 노동분석’에서 백화점·대형할인점 등은 노동 의존도가 높은 내수업종임에도 노동소득 분배율이 낮게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들 업종이 직접고용보다는 협력업체 직원이나 파견노동자 등 간접고용 의존도가 높은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했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2018년)는 300인 이상 대기업에서는 기업규모가 클수록 비정규직 비율이 높고, 특히 10대 재벌 비정규직 비율은 37.2%로, 간접고용 비정규직(29.3%)이 직접고용 비정규직 (7.9%)보다 4배가 많아 대기업이 비정규직, 특히 간접고용 비정규직의 온상이자 주범이라고 분석했다. 지주와 소작인들 사이에 중간착취하던 마름이나 다름없는 간접고용은 고용과 사용을 분리해 노동소득 분배와 노동기본권 행사를 무너뜨려 왔다. <민주주의의 시간>에서 정치학자 박상훈의 지적은 정확하다. “전체 노동자의 절반에 해당하는 비정규직의 눈을 볼 때, 누가 정치를 하든 자신들의 삶이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면 ‘민주주의’는 참여의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말이 되지 못할 것이다. 결국 오늘날 한국 민주주의를 위기로 몰고 가는 주범은 다른 것이 아닌, 노동 배제적이고 하층 배제적인 사회 그리고 그 위에 서 있는, ‘노동 없는 정치’가 가난한 보통 사람들을 절망으로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최강연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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