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은 이달 8일 회사와 지부에 연구개발부문 법인 분리와 관련한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3자 대화기구인 ‘한국지엠 미래발전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지난 13일 첫 모임이 예정돼 있었는데 한국지엠이 거부하면서 무산됐다. 한국지엠은 “3자 동시 참여는 대화의 복잡성을 유발하고, 건설적인 대화의 진전을 방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회사는 지부를 배제하고 양자 협의기구를 운영하자고 다시 제안했고, 산업은행은 이를 받아들였다.
지부는 회사 반대로 3자 협의체 가동이 무산된 만큼 한국지엠을 배제한 채 대화기구를 운영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회사 제안을 수용했다.
임한택 지부장은 "산업은행이 노조 제안은 거부하고 사측이 제안한 양자 간 협의체를 수용한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당초 제안한 3자 간 협의체도 진정성 없이 한국지엠과 협의를 위한 수단으로 노조를 끌어들인 술수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비판했다.
산업은행은 “한국지엠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이해관계자 간 대화를 통한 신뢰회복이 어떤 방식으로든 필요하므로 한국지엠과 양자 간 협의를 시작하고, 노조에도 선결조건 없이 산업은행과의 양자 간 대화에 참여할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지부는 “산업은행이 사측과는 협의하고, 노조와는 대화를 하자는 것은 이중적인 태도”라며 “더구나 법인 분리를 막기 위해 주주총회 개최금지 가처분 신청을 한 산업은행이 기각에 따라 항고장을 제출하고 심문기일을 앞둔 상황에서 사측과 양자협의를 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