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임대사업자를 양성화한다는 목적으로 추진되는 정부의 임대사업자 지원제도가 부동산투기를 부추기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세금감면·융자지원을 받은 민간 임대사업자들이 부동산 매물 수집에 열을 올릴 것이라는 우려다.

민중당 주거권위원회 준비위원회(준비위원장 최나영)는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투기꾼만 배불리는 지원제도와 예산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정부는 지난해 8·2 부동산대책을 발표하면서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같은해 12월13일 활성화 방안을 내놓았다. 등록한 임대사업자의 세금을 감면해 주는 것이 핵심이다. 세금이 감소하면서 이를 근거로 부과되는 건강보험료도 줄어들었다.

정부는 올해 7월에는 "신혼부부 주택 구입시 취득세를 깎아 주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부모 돈으로 집을 살 수 있는 부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간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정부 지원대책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김종훈 민중당 의원에 따르면 정부는 2019년 주택도시기금 임대사업자 대출예산을 1조8천482억원으로 잡았다. 올해 1조7천745억원에서 1천263억원 증액했다.

최나영 준비위원장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소득상위 20%가 담보부채 대출의 45.6%를 차지하고 있고, 이는 곧 투기세력이 담보대출을 독점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며 "정부 지원제도가 집이 집을 낳는 현상을 부추겼고, 세금으로 편성한 주택도시기금에서 임대사업자 몫을 크게 늘리며 임대업 활성화를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거권위원회 준비위는 성명을 내고 "정부는 집 가진 부자들의 취득세·양도소득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에 건강보험료까지 감면해 줬는데, 이를 지켜본 무주택자들은 허탈감을 토로하고 있다"며 "정부 주택정책은 모든 국민의 주거권리 보장을 핵심 목표로 하되 주거약자인 세입자 보장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중당은 서민 주거권 문제해결을 주요 사업으로 삼겠다는 목표로 주거권위원회 발족을 서두르고 있다. 이은혜 대변인은 "서민을 고통에 빠뜨리는 부동산 투기세력을 반드시 잡겠다는 각오로 위원회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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