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건의료노조
잇단 의료사고로 환자안전부까지 신설한 이화의료원이 새 병원 개원을 앞두고 대대적인 외주화를 추진해 논란에 휩싸였다. 보건의료노조 이화의료원지부(지부장 허창범)는 "환자안전을 위협하는 외주화는 직원과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며 5일부터 로비 점거농성에 들어갔다.

지부는 이날 정오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숙력된 정규직원 배치에 힘써야 할 병원이 또다시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개원을 앞둔 이화의료원 서울병원을 두고 한 말이다. 이화의료원은 서울 마곡지구에 제2 병원인 서울병원을 짓고 이달 9일 준공검사를 예정하고 있다. 내년 1월부터 외래진료 체계를 갖춘 후 2월부터 335병상의 병동을 가동한다. 환자들이 늘면 1천병상 규모로 확대할 예정이다.

문제는 서울병원 일자리다. 의료영역이 아닌 대부분의 업무영역을 외주화한다는 게 병원측 계획이다. 주차·경비·청소는 물론 환자 이송을 담당하는 환자이송직과 원무수납·간호기능직·의료기능직을 외주화한다는 방침이다.

지부는 "이화의료원은 신생아 집단 사망사건은 물론 엑스레이 반전사건·미숙아 실명사건·간호사 결핵 감염사건·벌레수액사건으로 지역주민이 기피하는 병원이 됐다"며 "그런데도 제대로 된 해결책을 만들기는커녕 미봉책만 내놓으면서 불신이 커지고 모든 피해를 직원들이 떠안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부는 특히 "서울병원 대부분의 업무영역을 외주화하겠다는 계획은 제2 신생아 집단 사망사건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한 경영논리"라고 우려했다. 올해 4월 병원측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환자안전부까지 신설했지만 '안전문화'는 없고 '의료사고'만 이어지고 있다는 게 지부 입장이다.

허창범 지부장은 "병원 시스템이 개선되지 않아 숙련된 직원들이 줄퇴사하고 이로 인해 신규 직원들이 자리를 메꿔 의료사고 위험이 급증하고 있다"며 "환자안전을 지키지 못해 입은 타격이 서울병원 개원 후에도 발생한다면 폐원 위기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화의료원 홍보팀 관계자는 "서울병원 인력운영 계획에 대해 노사가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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