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노총과 금속노련, 포스코노조 비대위 주최로 지난 9월17일 정오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회관에서 열린 ‘포스코 노조 재건 추진위원회 발족’ 기자회견에서 김만기 포스코노조 비대위원장이 기자회견문을 읽고 있다.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조합원 9명의 사실상 휴면노조로 전락했던 포스코노조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한 지 50여일 만에 새 집행부를 꾸린다. 3개 후보조가 포스코노조를 새롭게 바꿔 보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조합원들은 6일 온라인을 통해 직접투표에 나선다. “환골탈태”를 외쳤던 김만기 비상대책위원장은 출마하지 않았다.

50년 무노조 사업장 포스코를 둘러싼 조직화 경쟁이 치열하다. 포스코에 노조 조직화 바람을 일으킨 민주노총 금속노조 포스코지회는 지난 19일, 한국노총·금속노련과 포스코노조 재건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노조 정상화에 나선 포스코노조는 지난 25일 각각 회사에 교섭을 요구한 상태다. 두 노조의 교섭창구 단일화를 위한 논의는 새 집행부가 구성되는 11월6일 이후 본격화할 전망이다.

3개 후보조 각축전

31일 금속노련과 포스코노조 비대위에 따르면 이날 오후 포스코노조 임원선거 후보등록을 마감한 결과 3개 후보조가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 9월13일 비대위가 출범하며 기존 집행부가 총사퇴함에 따라 이번 선거에서 위원장·수석부위원장·포항부위원장·광양부위원장·포항사무국장·광양사무부국장 등 6명을 선출한다.

위원장·수석부위원장을 중심으로 기호 1번 한석주(설비기술부)-황호준(자재구매그룹), 기호 2번 김인철(자재구매그룹)-김경석(선재부), 기호 3번 오장윤(포항 제강부)-권기환(포항 제강부) 후보조가 입후보했다. 김만기 비대위원장과 비대위 구성 전 사퇴한 기존 집행부는 출마하지 않았다. 노조는 6일 조합원총회를 열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온라인 투표로 지도부를 선출한다.

김만기 비대위원장은 “30년 전 포스코 노동자들이 직접 세운 포스코노조를 지키지 못했다는 부채감으로 비대위를 꾸리게 됐다”며 “포스코에 자주적인 노조를 만들어 후배들에게 물려주는 것이 비대위 역할이라고 생각하며 50여일간 활동해 왔기 때문에 임원선거에는 출마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9명이던 노조에 많은 조합원을 가입시키고 새로운 집행부를 꾸리는 것이 목표였다”며 “그 목적을 달성하게 돼 기쁘고 조합원들이 스스로 뽑은 집행부를 중심으로 노조를 재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노조는 11월 안에 대의원을 선출하고 금속노련 가입을 위한 규약개정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포스코지회 19일, 포스코노조 25일 교섭 요구

두 노조는 교섭요구 노조가 확정되는 2일부터 14일간 창구단일화를 위한 자율교섭을 한다. 교섭대표노조를 확정하지 못하면 두 노조는 자체 판단에 따라 회사에 과반수노조임을 통지하게 된다. 상대 노조가 이의를 제기할 경우 노동위원회에서 과반수노조를 가리게 된다. 포스코지회는 조합원수를 한대정 지회장을 비롯한 집행부 외 수천여명으로 밝혔고, 포스코노조는 5천999명으로 공개한 상태다.

김만기 비대위원장은 “포스코 내 두 노조가 모두 회사에 교섭을 요구했기 때문에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아직까지는 두 노조 간 논의가 없는 상태로 6일 새 집행부가 구성되면 교섭 관련 논의를 본격적으로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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