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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노위 연내 출범 '만지작' 민주노총 참여 '좁은 문''우회전 깜빡이' 노동정책 민주노총 거취에 악영향 … 11월2일 노사정대표자회의 실무협의회
▲ 정기훈 기자

새로운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민주노총 없이 연내에 출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민주노총은 내년 1월 정기대의원대회에서 경사노위 참여를 결정할 때까지 기다려 달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국노총이 경사노위 출범을 강하게 요구하는 데다, 정부도 연내 출범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대세가 기울어진 모양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법이 마련됐는데도 집행을 안 하고 있는 것에 대한 부담과 "언제까지 기다릴 거냐"는 일부 여론이 압박으로 작용한 듯하다.

30일 노사정에 따르면 노사정대표자회의 참여주체들은 다음달 2일 실무협의회를 열고 5차 노사정대표자회의 일정을 잡는다. 노사정대표자회의에서 경사노위 출범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문성현 위원장, 경사노위 연내 출범 가능성 확인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에서 기자들과 만나 본위원회 연내 출범 가능성을 내비쳤다. 문 위원장은 "참여주체들과 논의해 가닥을 잡을 것"이라면서도 "(참여주체 사이에서) 대체적으로 확인되는 분위기는 지금은 꼭 (민주노총이) 같이했으면 좋겠다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문 위원장은 경사노위 참여와 무관하게 민주노총이 의제별·업종별·특별위원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 놔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민주노총이 원하고 다른 참여주체들이 양해한다면 마땅히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사노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민주노총이) 조직 내부 사정으로 (경사노위 본위원회에) 못 들어오는 것인 만큼 경사노위라는 집을 함께 디자인한 민주노총에 대한 배려는 필요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오전 국민연금 제도개혁과 공적연금 강화방안을 논의하는 '국민연금 개혁과 노후소득보장 특별위원회'가 출범했다. 국민적 관심이 높은 국민연금 제도개혁을 위한 사회적 대화가 시작되자마자 민주노총이 자의든 타의든 빠져 버릴 경우 향후 국민연금 개편안에 대한 사회적 정당성·대표성 훼손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탄력적 근로시간 단위기간 확대 '킬러 이슈'
민주노총 경사노위 참여 통로 좁아져


경사노위는 본위원회를 출범하더라도 민주노총 합류를 독려하겠다는 계획이다. 경사노위에 참여하고자 하는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의 의지도 강하다.

문제는 경사노위와 김명환 위원장의 의지와는 별개로 민주노총이 경사노위 참여로 가는 통로가 좁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친시장 정책으로 기울어지는 정부·여당의 노동정책이 대표적이다. 고용지표가 악화하고, 소득주도 성장정책이 보수야당·언론의 뭇매를 맞으면서 최저임금과 주 52시간 노동시간단축으로 상징되는 노동정책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시장의 애로를 해결하겠다"는 이유로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에 이어 탄력적 근로시간 단위기간 확대 같은 노동시간단축 정책을 무력화할 수 있는 각종 조치가 검토되고 있다.

민주노총 내부에서 사회적 대화에 반대하는 활동가들은 "문재인 정부 노동정책이 경제정책에 종속된 하위파트너로 전락하고 있다"며 민주노총의 들러리화를 경계하고 있다. 최근 우회전 깜빡이를 넣고 있는 정부 노동정책 방향은 민주노총의 경사노위 참여 결정에 가장 큰 복병이다. 김명환 위원장이 지난 25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정부가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 확대를 추진하는 것을 언급하면서 "민주노총의 대화의지를 꺾는 일들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며 "이해찬 대표가 올바른 정무적 판단을 해 달라"고 요청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올해 상반기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가 민주노총의 노사정대표자회의 불참 선언으로 이어졌다면, 탄력적 근로시간 단위기간 확대는 경사노위 참여 결정을 꺾을 '킬러 이슈'가 될 수 있다.

참여정부 때가 떠오른다?
"올 오어 낫싱 벗어나야" 주문도


전문가들은 2003년 정부 출범 6개월 만에 벌어진 철도노조 파업을 계기로 노정관계가 악화한 참여정부 때와 비슷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병훈 중앙대(사회학) 교수는 "일자리 문제를 포함해 정부가 처한 상황이 안 좋다 보니 다급하게 시장 쪽으로 선회하는 것 같다"며 "민주노총 거취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참여정부 버전2로 흘러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장은 "앞으로도 갈등국면이 사안마다 불거질 텐데 민주노총이 일희일비하면서 사회적 대화에 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사회적 대화가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노동인권 존중을 위해 사회적 중지를 모아 나가자는 취지로 시작된 만큼 민주노총도 '올 오어 낫싱(all or nothing)' 전략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문했다.

배혜정  bhj@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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