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청년실업 중에 어렵사리 직장을 구한 신입사원들의 조기퇴사가 늘어나고 있다. 2016년 한국경총이 발표한 신입사원 채용실태 조사에 따르면 대졸 신입사원의 1년 내 퇴사율은 27.7%나 됐다. 10명 중 3명이 직장을 떠난다는 뜻이다. 2014년보다 2.5%포인트 증가했다.

신입사원의 조기이탈은 기업의 신입사원 채용 축소로 이어지고, 조기이탈에 따른 인원공백은 비정규직 등 질 낮은 일자리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 신입사원 조기퇴직이 노동시장에 나쁜 영향을 주는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얘기다. 신입사원의 조기퇴사와 노동시장 재진입에 따른 청년층 실업률 악화를 막기 위해 기업들이 초기 5년 동안 신입사원들의 직무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26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한국노동연구원 주최로 열린 '2018년 한국노동패널 학술대회'에서 옥지호 전주대 조교수(경영학)는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조사된 한국노동패널 자료를 토대로 35세 임금근로자 3천213명의 직무만족도 변화를 추적한 결과를 공개했다.

옥 교수는 응답자들의 임금과 취업안정성, 하는 일, 근로환경, 근로시간, 개인발전 가능성, 의사소통·인간관계, 인사고과 공정성, 복지후생, 전반적 일자리 만족도, 주된 일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를 측정했다.

연구 결과 청년층 신입사원의 직무만족도는 입사 직후 가장 높았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했다. 어려운 입사 준비 과정을 견디며 높은 경쟁률을 뚫고 입사했다는 자부심과 회사에 대한 기대감이 시간이 갈수록 낮아지는 것이다. 기업 밖에서는 알 수 없었던 내부 근무환경이나 연봉 같은 실제 근무조건을 맞닥뜨리면서다.

연령이 낮은 집단(25.5세)과 높은 집단(33.4세)의 근속연수에 따른 직무만족도 변화를 비교해 보니 연령이 어릴수록 입사 초반 직무만족도가 가파르게 감소했다. 옥 교수는 "연공서열 문화가 강한 국내 기업에서는 같이 입사한 신입직원이라도 연령이 낮은 직원이 불공정하거나 불만족스러운 상황을 더욱 자주 마주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직무만족도는 지속적으로 떨어지지 않고 입사 5.5년이 되는 시점을 지나며 다시 회복했다. 나이가 어릴수록 회복하는 시점 또한 빨랐다. 평균보다 빠른 4.9년 시점에 직무만족도가 다시 증가했다.

옥 교수는 "신입사원의 직무만족도가 낮아져 퇴사하면, 조직은 신입사원 적응을 위해 투입된 채용비용과 교육훈련비용을 환수할 수 없고 자칫 경쟁사로 이직할 경우에는 정보유출 피해를 당할 우려도 있다"며 "기업이 신입사원 입사 이후 초기 5년 동안 조직에 대한 충성심과 만족을 얻을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