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기사보기 다음 기사보기 2024-03-29 시의적절 바로가기 복사하기 본문 글씨 줄이기 본문 글씨 키우기 스크롤 이동 상태바 포토뉴스 시의적절 기자명 정기훈 입력 2018.10.26 08:00 댓글 0 다른 공유 찾기 바로가기 본문 글씨 키우기 본문 글씨 줄이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페이스북(으)로 기사보내기 트위터(으)로 기사보내기 카카오스토리(으)로 기사보내기 URL복사(으)로 기사보내기 닫기 ▲ 정기훈 기자곧 넘어가는 누렇고 붉은빛이 여의도 어느 국책은행 외벽에 맺혀 빛났다. 거기 노란 낙엽 더미 위로 시가 흘렀다. 가을에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시의적절한 것이었다. 저마다 노랗고 빨간 나무 아래 서성이던 노동자가 고개 들어 시를 훑는다. 그의 등에도 얼핏 해가 들어 빛났다. 거기 구호가 흘렀다. 진짜 사장이 직접 고용하라, 그건 노동존중 사회의 핵심 약속 중 하나였으니 이 또한 시의적절했다. 간결한 말에 은유, 직유법 따위가 녹아들고 운율이 곧잘 실리니 구호는 시를 닮았다. 입에 달고 사니 배고픈 시인이 거리에 많았다. 우리는 엘지유플러스 노동자다, 이 말이 여태 은유에 머물러 시는 실은 가혹했다. 사랑하던 것들도 미워지는 가을이라고, 길에서 시 낭송회 하던 사람들이 읊었다. 정기훈 photo@labortoday.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 공유 이메일 기사저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비밀번호 닫기 기사 댓글 0 댓글 접기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댓글 내용입력 비회원 로그인 이름 비밀번호 댓글 내용입력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회원 로그인 비회원 글쓰기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로그인 옵션 창닫기
▲ 정기훈 기자곧 넘어가는 누렇고 붉은빛이 여의도 어느 국책은행 외벽에 맺혀 빛났다. 거기 노란 낙엽 더미 위로 시가 흘렀다. 가을에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시의적절한 것이었다. 저마다 노랗고 빨간 나무 아래 서성이던 노동자가 고개 들어 시를 훑는다. 그의 등에도 얼핏 해가 들어 빛났다. 거기 구호가 흘렀다. 진짜 사장이 직접 고용하라, 그건 노동존중 사회의 핵심 약속 중 하나였으니 이 또한 시의적절했다. 간결한 말에 은유, 직유법 따위가 녹아들고 운율이 곧잘 실리니 구호는 시를 닮았다. 입에 달고 사니 배고픈 시인이 거리에 많았다. 우리는 엘지유플러스 노동자다, 이 말이 여태 은유에 머물러 시는 실은 가혹했다. 사랑하던 것들도 미워지는 가을이라고, 길에서 시 낭송회 하던 사람들이 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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