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26일 tvN 드라마 <혼술남녀> 조연출이던 고 이한빛 PD가 열악한 방송노동 환경의 문제를 제기하며 목숨을 끊은 지 2년이 지났다. 그동안 방송 제작환경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고 이한빛 PD 2주기를 하루 앞둔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휴(休)서울미디어노동자쉼터에서 ‘이한빛 PD 죽음 이후, 드라마 제작현장 2년의 변화와 과제’를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 김동원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외래교수는 “드라마 제작현장 노동자의 저항과 투쟁은 가시적·비가시적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토론회는 한국언론정보학회·서울노동권익센터·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가 함께 주최했다.

김동원 교수는 한국 드라마 콘텐츠 시장 성장세에 가려졌던 제작현장의 문제들이 본격적으로 제기된 시기를 “이한빛 PD의 죽음 이후”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고 이한빛 PD의 죽음은 무엇보다 정규직 조연출 PD의 양심의 따른 선택에 그치지 않고 CJ ENM 대표이사의 사과를 이끌어 냈다”며 “고용주·채용담당·동료·공공의 인지를 가능하게 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이어 “대책위를 중심으로 모인 노조와 시민·사회단체의 노력은 드라마 제작현장의 비공식 노동자(미등록 소기업 고용주·종사자)들에 대한 사회적 인정을 끌어내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방송통신원회를 포함한 정부 5개 부처는 ‘방송프로그램 외주제작시장 불공정 관행 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올해 9월 체결한 지상파 방송 4개사와 언론노조의 단체협약엔 방송사 비정규 노동자 관련 제작환경 개선 조항도 포함됐다. 주요 대형 드라마 제작사에서 드라마 제작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졌다.

김동원 교수는 “향후 방송산업 비공식 노동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정부부처 협조체계를 정비하고 비공식 노동자에 맞는 조직화·교육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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