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자와 계산대 규격이 맞지 않아 앉으면 더 불편한 자세로 일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마트노동자들이 앉을 권리를 쟁취하기 위한 현장개선 투쟁을 선언했다. <마트산업노조>
마트 노동자들이 앉을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현장행동을 시작한다. 의자가 있어도 못 쓰게 하거나, 현장을 고려하지 않은 규격의 의자를 비치해 앉지 못하는 문제를 바꾸기 위해 캠페인에 들어간다.

마트산업노조는 25일 "서비스 노동자의 앉아서 일할 권리를 보장받기 위한 행동강령을 담은 실천지침을 조합원들에게 배포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달 초 롯데마트·이마트·홈플러스·탑마트 등 대형마트에 서비스 노동자의 앉을 권리 보장 현황과 개선계획을 묻는 공문을 발송했다. 정준모 노조 교선국장은 "모든 업체들이 의자를 잘 비치하고 있어 문제 될 것이 없다는 답변을 해 왔다"며 "노조가 조사한 현장은 업체측의 답변과 상당히 달랐다"고 말했다.

노조에 따르면 롯데마트 대부분 점포는 계산대보다 낮은 의자를 비치하고 있다. 마트 창고(후방창고)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위한 의자가 없는 점포도 많았다. 이마트는 최근 새 의자로 교체했지만 계산대 구조와 규격이 맞지 않아 노동자들이 사용하기를 꺼린다. 계산대 밑 공간이 밀폐돼 있어 의자에 앉으면 무릎을 오므릴 수 없기 때문이다. 이마트 트레이더스 같은 창고형 매장은 계산대 뒤편으로 카드이동을 하도록 돼 있어 앉아서 일하는 게 원천적으로 불가능했다. 관리자가 의자에 앉아서 일하지 마라고 지시했다는 증언도 노조로 쏟아졌다.

노조는 실천지침에서 "계산대에서 쉬고 싶을 때는 앉고, 구형의자 교체와 앉을 수 있는 계산대 환경개선을 요구해야 한다"며 "서서 일하는 후방창고·대면판매 노동자를 위한 의자비치를 요구하고 사측 제재가 있다면 기록해 보고하라"고 주문했다.

정민정 노조 사무처장은 "마트업체들은 의자를 비치했다고 주장하지만 앉지 못하는 의자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한 뒤 "노조는 실천지침에 근거해 지부·지회별 현장개선 투쟁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노조는 다음달 10일 서울에서 마트노동자대회를 연다. 1만여명에 이르는 마트노동자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노동환경 개선을 정부에 요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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