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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잡월드 사건으로 바라본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문제정병민 변호사(공공운수노조 법률원)
▲ 정병민 변호사(공공운수노조 법률원)

한국잡월드는 어린이의 직업선택과 진로설계를 지원하는 종합직업체험관으로 고용노동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정규직은 54명이다. 이곳을 방문하는 어린이들에게 직업을 소개하고, 미래 설계를 도와주는 전시·체험관 강사들은 한국잡월드 소속이 아닌 협력업체인 ㈜서울랜드 소속 노동자들로 모두 275명이다. 이들은 어린이체험관·청소년체험관 등에서 한국잡월드 운영본부의 지시를 받으며, 한국잡월드의 핵심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7월20일 사회양극화 문제를 완화하고 공공부문이 ‘모범적인 사용자’로서 선도적인 역할을 한다는 목표로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한국잡월드 전시·체험관 강사들은 정부의 위 요건에 부합하는 노동자들로서 정규직 전환 대상자다. 문제는 정규직 전환 방식이다. 정부가 가이드라인에서 밝힌 기본 입장은 정규직 전환 정책의 취지를 고려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충분한 협의 절차를 거치고 노사 협의를 존중하라는 것이다.

한국잡월드는 정부의 기본 입장을 전면 무시했다. 먼저 충분한 협의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한국잡월드는 275명 전시·체험관 강사에게 가장 중요한 사항인 정규직 전환 방식에 대한 논의를 그간 하지 않다가 올해 3월15일 6회 노·사·전문가협의회에서부터 논의하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논의시작 불과 15일 만에 자회사 설립 방식의 정규직 전환을 다수결로 밀어붙였다. 지금 한국잡월드는 4월7일부터 같은달 11일까지 정규직 전환 대상자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실시했으므로 충분한 협의를 다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협의가 아니라 이미 결정된 사안을 따르라는 강요며, 일방적인 설득일 뿐이다. 노사 협의에 대한 존중도 없었다. 사측 대표는 직고용을 주장하는 협력업체 전시·체험관 강사들을 향해 “밥그릇 주니, 밥상 달라는 꼴”이라고 비난했다. 정규직 전환 방식을 제대로 협의하자고 요구하는 공공운수노조 한국잡월드분회 소속 조합원 등을 상대로는 한국잡월드 건물과 그 경계로부터 100미터 이내 장소에서 ‘정규직 전환 방식’에 대한 일체의 문제 제기를 못하도록 하는 업무방해 금지 등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했다. 이를 한 번 위반할 때마다 노조에 500만원씩, 개인에게 100만원씩 부과해 달라는 간접강제명령을 요구했다.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이런 한국잡월드의 가처분 신청을 전부 기각하며 “채권자의 수급인 내지 협력업체인 서울랜드 소속 근로자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면서 채권자의 직원으로 직접 채용될 것인지 아니면 채권자의 자회사 직원으로 채용될 것인지 여부는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및 경제적 지위의 향상과 관련된 문제라 봄이 상당하므로, 채무자들의 집회나 선전행위 등이 노동조합의 정당한 활동범위를 벗어나는 것이라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하청 소속 근로자들이 원청 사업장에서 원청을 상대로 고용형태 변경을 주장하는 것을 정당한 조합 활동 범주로 판단한 것이다.

그런데도 한국잡월드는 여전히 정부 가이드라인을 무시하고 있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한국잡월드 2018년 사업계획 및 예산(안)’에 따르면 한국잡월드는 올해 초 전시·체험관 강사들을 직접고용할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밝혀졌다. 자회사 설립 방식과 비교해 전환절차 측면에서 훨씬 더 단순하고, 전환비용도 더 낮으며, 운영의 편이성이 더 좋다는 자체 평가를 이미 했다. 예산 때문에 직접고용이 힘들다는 한국잡월드의 주장은 거짓말이었던 것이다. 노경란 한국잡월드 이사장은 국정감사에서 “자회사 결정은 노·사·전문가협의회 결과에 따라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실이 아니다. 한국잡월드는 형식적인 협의절차만 따랐을 뿐이고, 그 과정에 진정한 협의는 없었다.

한국잡월드는 공식 홍보영상에서 직업의 의미를 이렇게 정의했다. “직업은 우리가 꿈을 가지고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합니다. 세상이 인정해 주는 꿈을 갖는 것이 아닌, 세상을 살아갈 나의 꿈을 갖는 것. 그것이 한국잡월드가 바라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입니다.”

한국잡월드 하청 노동자들도 오랜 고용불안과 차별을 넘어 자신들의 꿈을 갖고 살아갈 수 있는 소중한 직업을 갖길 바란다. 한국잡월드에 방문한 어린이·청소년들에게 땀의 가치를 오롯이 인정하는 직업의 의미를 소개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

정병민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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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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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appho2 2018-10-25 09:20:10

    잡월드는 직접고용 대상이였음에도 자회사로 결정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나랏님도 건드리지 못하는 불순세력이 정말로 존재하나요? 대한민국이 공명정대한 세상이 되길 바랍니다.힘없고 가난한 많은 백성을 굽어 살펴주셔요. 이중적노동구조아래 너무나 핍박받는 가여운 사람들 제대로된 일자리에서 일할수있도록 해주셔요 진심으로 간곡히 정부에게 청원합니다   삭제

    • 꽁냐미 2018-10-24 17:58:36

      정규직화에 몇명되지도 않는 친인척 이슈화시키네요~~같은 정규직 직원두 아닌데...
      그냥 같은회사 직원으로되는 겁니다...급여도 다르고.하는 일도 당연히 다르죠~~같은 회사라도 급여체계가 많이 다르잖아요?
      경비 ..청소 하시는 분들이 몇백 받나요?일반 관리직처럼? 왜 이렇게 떠들어 대는지....   삭제

      • 가이드라인 법제화 2018-10-24 10:28:48

        정부출연연, 공기업 및 기타 공공기관에서는 가이드라인에서 말하는 기간제근로자 대신 가이드라인에도 없는 많은 사람들이 무슨 사연인지 정규직화 되었습니다. 정부 가이드라인 법제화를 통해 정부 정책이 공명정대하게 추진되기를 바랍니다. 엘리트라고 자부하는 기관(정부출연연), 권력이 막강한 기관...... 비리의 온상으로 밝혀진 경우가 많습니다.   삭제

        • 직접고용 2018-10-24 09:41:02

          자회사 설립은 돈 안드나? 공기업, 공공기관의 일방적인 자회사 설립 문제입니다

          많은 동의와 전파 부탁드립니다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393035?navigation=petitions
          http://pann.nate.com/talk/343627957
          http://bbs3.agora.media.daum.net/gaia/do/petition/read?bbsId=P001&objCate1=2&articleId=217208&pageIndex=1   삭제

          • 아부로 흥한자 아부로 망한다 2018-10-24 09:37:21

            파견.용역업체에서 선임한 현장관리자 팀장, 실장이라는 사람들이 노동자 대표가 되어 협의를 하고 사측의 자회사 설립에 동조
            자회사로 전환시 자회사 관리직이 되기 위해 과한 의전 및 눈치 보고 있습니다
            아직 전환 결정이 안된 공기업.공공기관은 전환과정에 절차상 문제점은 없는지? 있다면 공정하게 되야 할것이구요
            자회사로 결정됐지만 문제가 있는 공기업.공공기관은 자회사 설립 시 일반직원은 고용승계 하더라도
            임원 선출 및 관리직급 채용시 인사청탁, 채용비리가 없도록 선출 및 채용에 투명함이 필요합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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