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오후 국회 앞에서 열린 국립대병원 제대로 된 정규직화 촉구 의료연대본부 공동파업 집회에서 이연순 서울대병원 민들레분회 분회장이 청소노동자의 일상을 소재로 한 창작 시를 낭독한 뒤 눈물을 닦고 있다. <정기훈 기자>
“꿈꾸며 도착한 곳, 나의 젊음을 다 바친 서울대 병원. 강산이 두 번 변해도 비정규직은 그대로. 어찌할까요.”

이연순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 민들레분회장이 ‘청소노동자의 하루살이’라는 제목을 붙인 자작시를 낭송했다. 국립대병원 청소노동자들이 23일 파업을 하고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을 요구했다. 노동자들은 이날 오후 국회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서울대병원을 상대로 국정감사를 하는 국회 교육위원회 일정에 맞췄다. 25일에는 경북대병원을 포함한 11개 국립대병원을 감사한다.

집회 참가자들은 “국정감사에서 비정규직 정규직화 내용을 다뤄 달라”며 “제대로 된 정규직화가 이뤄질 때까지 투쟁하겠다”고 외쳤다. 의료연대본부는 “비정규 노동자들이 병원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노동을 해 왔다”며 “청소·환자 이송·급식시설 등 환자 안전과 연결된 업무임에도 여전히 직접 책임지지 않고 비정규직으로 부려먹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립대병원 간접고용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서울대병원 노·사·전문가 협의체에서만 논의가 되고 있다. 이날 현재까지 회의를 다섯 차례 열었다. 다른 국립대병원은 노·사·전문가협의체 구성조차 하지 못했거나, 구성했어도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의료연대본부 관계자는 “다른 국립대병원들은 서울대병원이 결단하기만을 눈치 보며 기다리고 있다”며 “서울대병원의 간접고용 비정규직 정규직화가 어떻게 되느냐에 전국 국립대병원 비정규 노동자들의 삶이 걸려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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