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으로 규모는 작지만 일과 생활 균형 측면에서 괜찮은 일자리를 제공한다고 알려진 서울지역 강소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초과노동과 휴가 미사용, 근무시간 외 업무지시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노동권익센터가 지난 1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서울지역 강소기업의 일생활균형 실태와 정책개선방안’ 최종발표 토론회를 열었다.

센터는 이날 토론회에서 서울지역 강소기업 201곳 노동자 1천17명을 대상으로 올해 7월14일부터 8월17일까지 여론조사 전문기관 ㈜오감리서치에 의뢰한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신태중 센터 연구위원은 이날 주제발표에서 “응답자 대다수(98.1%)는 주 5일 근무를 하고 있었다”며 “그러나 회사 통제하에 일하는 시간은 계약상 주당 노동시간보다 높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주당 노동시간은 계약상 94.8%가 주 40시간, 4.4%는 주 40시간을 초과했다. 그러나 실제 노동시간이 주 40시간을 초과한 응답자가 20.6%나 됐다.<표 참조> 연장·휴일근로까지 포함하면 주 40시간을 초과하는 경우가 58.8%로 급등했다. 신 연구위원은 “실노동시간이 확실히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연차휴가 사용률은 84.7%로 높은 편이었다. 100% 사용은 53.0%로 절반을 약간 웃돌았다. 하지만 미사용 연차휴가를 수당으로 받지 못한 응답자가 50.6%였다. 연차휴가를 미사용한 이유로는 “일이 많아서”라는 답변이 38.0%로 가장 많았다.

업무시간 외 업무지시를 받는다는 응답자는 절반이 넘는 54.0%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5.3%는 “자주 있다”, 48.7%는 “급한 사안이나 불가피한 경우에 (업무시간 외 업무지시가) 있다”고 답했다. 주당 평균횟수는 1.9회였다.

수면시간을 제외한 평일 시간 비중은 일하는 시간 67.5%, 개인생활 시간 20.2%, 가족생활 시간 12.3%로 조사됐다.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껴지는가"라는 질문에 "부족하다"는 대답이 84.6%(항상 부족 24.1%, 가끔 부족 59.5%)를 차지했다.

일과 생활의 균형을 위한 제도 이용률은 낮았다. 출산휴가를 사용한다는 응답은 25%, 육아휴직을 사용한다는 답변은 8.4%에 그쳤다. 신 연구위원은 “일생활균형 저해요인의 핵심으로 노동시간과 업무량, 정보 부족이 꼽혔다”며 “일생활균형 개선을 위해 장시간 노동 해소 등 일하는 방식과 경영자 인식 개선, 노동자 인식변화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