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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운전 노동자 이야기윤애림 전국비정규직노조연대회의 교육선전팀장
   
▲ 윤애림 전국비정규직노조연대회의 교육선전팀장

2010년 6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한가운데서 50대 대리운전기사가 사망한 채 발견됐다. 이 대리운전기사는 술에 취한 손님의 승용차를 운전하던 중 길을 돌아간다며 차주에게 고속도로 한가운데서 내쫓긴 뒤 후진하는 차량에 치여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야간 취객 등을 대상으로 자가용자동차의 운전을 대행하는 서비스’로 설명되는 대리운전업은 1990년대 후반 등장해 2000년대 이후 기업화·대형화·광역화됐다. 특히 PDA·스마트폰 등 정보통신기술 발전과 함께 대리운전업 시장도 확대되고 산업화됐다. 최근 대리운전업 산업구조를 살펴보면 대리운전기사에게 일감(콜)을 주는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대리운전업체, 고객과 대리운전업체를 매개하는 대리운전 관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프로그램업체 등이 다각적으로 얽혀 있는 양태다.

대리운전 노동자 입장에서 보면 자신의 노동조건을 지배하는 사용자 역시 복합적으로 존재하는데, 대리운전업체는 대리운전기사에게 기본적 교육을 실시하고 보험에 가입하도록 하며 일감을 주고 관리비·수수료 등을 받는다. 프로그램업체는 기본적으로 프로그램 사용료를 받으면서, 타사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데 제한을 가하기도 한다.

대리운전업의 성장 및 산업화 추세와는 상반되게 대리운전업을 규율하는 법은 전무하다시피 한 실정이고, 대리운전기사 규모 역시 정확한 통계자료는 없지만 수도권에 12만명, 전국적으로는 약 20만명으로 추산된다. ‘운전면허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일’ ‘부업으로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실상 대리운전기사들 상당수는 이를 주업으로 삼고 있다. 서울노동권익센터의 2015년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리운전기사로 일한 평균 근무기간은 4.35년으로 우리나라 비정규직 평균 근속기간의 2배가 넘으며 66.7%가 대리운전을 전업으로 하고 있다. 근로복지공단의 2010년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하루 평균 8.2시간 근무하며, 월 평균 근무일수는 23.5일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대리운전이 생계를 위한 노동임에도 불구하고 대리운전 노동자는 노동법과 사회보험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특수고용 처지다. 2012년부터 산재보험의 특수형태근로종사자 특례적용이 이뤄졌지만 실제 적용받는 대리운전기사는 10명 안팎에 불과하다. 고용노동부령으로 ‘주로 하나의 대리운전업자로부터 업무를 의뢰받아 대리운전 업무를 하는 사람’만을 산재보험 적용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70% 가까운 대리운전 노동자들이 2개 이상의 업체로부터 일감을 받고 있는데, 이는 대리운전기사의 자유로운 선택이라기보다는 산업구조적으로 강제된 측면이 강하다. 한 개 업체가 안정적으로 일감을 주거나 일정한 보수를 보장하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대리운전기사들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2개 이상의 업체에서 일감을 구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대리운전 수요가 집중되는 심야 시간대 의뢰(콜)를 소화하기 위해 대리운전업체들이 이른바 ‘연합’을 구성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대리운전기사는 자연스럽게 여러 업체의 콜을 배정받게 된다. 쉽게 말하자면 일용노동 성격에 파견·호출노동 성격까지 더해진, 비정규직 중에서도 가장 불안정한 취업 형태라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노동부는 이른바 ‘전속적’ 대리운전기사만을 보호 대상으로 삼는 견해를 유지해 왔고, 지난해 11월에는 ‘비전속적’ 대리운전기사가 조합원에 포함돼 있다는 이유로 전국대리운전노조의 노조설립변경신고를 반려하기까지 했다. 이런 정부의 불인정에도 불구하고 대리운전노조는 지역별로 대리운전업체들과 교섭을 하고 수수료 인하, 부당행위 근절 같은 합의서도 체결하며 노조로서 실질적 역할을 해내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노동존중 사회를 말하며 특수고용 노동자 노동기본권 보장 역시 약속했지만, 법·제도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특수고용노조를 탄압하는 노동행정 역시 그대로다. 20일 민주노총의 특수고용 노동자들이 집결해 국제노동기구(ILO) 결사의 자유 협약 비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2조 개정, 특수고용 노동자 노동 3권 보장을 요구한다. 정부와 국회는 언제까지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외면할 것인가.

전국비정규직노조연대회의 교육선전팀장 (laboryun@naver.com)

윤애림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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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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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리기사 2018-10-20 06:14:51

    대리운전법제정해야합니다
    식당가서밥먹고돈아주면 법적용
    택시타고돈안주면 법적용
    대리운전비안주면 민사소송말이니까
    전못받은돈만아요
    경대생김준용   삭제

    • 대리운전 2018-10-16 16:17:12

      대리기사만 분리한 조건에노여있습니다. 보험이있는데 또 보험들어야하고. 보험금은 얼마안되는데 관리비 명목으로 착취하고. 밑보이면 배차제한시켜버리고....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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