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숙련기술인들의 축제인 53회 전국기능경기대회에 출전한 이색 참가자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고용노동부·전라남도·전남교육청이 주최하고 한국산업인력공단과 전남 기능경기위원회가 주관하는 이번 대회는 지난 5일 여수 개회식을 시작으로 12일까지 여수·순천·목포·광양·나주 등 5개 지역 6개 경기장에서 열린다.

17개 시·도 대표선수 1천845명 가운데 다른 학교 소속, 다른 직종으로 출전한 다문화 가정 형제가 눈에 띈다. 이종명(19·영동산업과학고)군과 종현(18·계룡디지텍고)군은 각각 CNC/밀링과 공업전자기기 직종에서 메달에 도전하고 있다. CNC/밀링은 기계요소 부품을 가공해 조립·완성하는 직종이다. 공업전자기기는 전자제어 장비에 대한 원리와 구조를 파악해 그에 상응하는 기존·응용 회로를 설계·조립하고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직종이다. 서로 다른 직종에 관심을 두고 있지만 두 형제의 목표는 하나다. 어머니 나라인 태국에 한국의 선진기술을 전수하는 것이다. 종명군은 "꾸준히 기술을 연마해 동생과 함께 우리나라의 선진기술을 태국에 전수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제주도에서 열린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목공예 직종 금메달을 딴 김세현(20·대구공업고)씨는 올해 가구 직종에 도전했다. 목공예 직종은 국내대회만 있기 때문에 전국대회에서 우승해도 국제대회에 나갈 수 없기 때문이다. 김씨는 "다른 직종 금메달리스트들은 모두 국가대표가 돼 국제무대에서 최고가 되는 꿈을 꿀 수 있지만, 나는 그럴 수 없었다"며 "직종을 바꿔 다시 도전하는 만큼 전국대회를 넘어 국제대회 금메달리스트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전국대회 입상자에게는 순위에 따라 1천200만원(금)·800만원(은)·400만원(동)의 상금이 지급되고, 내년 러시아 카잔에서 열리는 45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 국가대표 선발전 참가자격이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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