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자은 기자
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강제도입에 반발해 공공부문 노동계가 2016년 9월 대규모 연쇄파업을 했다. 양대 노총 공공부문노조 공동대책위원회 소속 공공노련·공공연맹·금융노조와 보건의료노조가 같은달 22~29일 하루 파업을 하거나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했다. 공공운수노조는 산하 15개 단위노조에서 조합원 6만2천여명이 참여한 파업을 했다. 파업은 짧게는 하루에서 길게는 74일까지 이어졌다. 당시 파업에 참여했던 노조 대표자들이 모여 '9·27 파업' 의미를 되짚어 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노조 대표자들은 공동투쟁을 발판으로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는 투쟁을 만들어 가자고 다짐했다.

"함께 싸워, 승리한 2016년 파업"

공공운수노조(위원장 최준식)가 지난 5일 오후 서울 정동 민주노총 교육원 대회의실에서 9·27 파업 2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공공운수노조 간부들과 철도노조·옛 서울지하철노조·옛 5678도시철도노조·부산지하철노조·건강보험공단노조·철도시설공단노조·강원랜드노조·가스공사지부·가스기술공사지부·서울대병원분회 전·현직 대표자들이 참석했다.

전직 대표자들은 대부분 전철역·기차역·변전소·카지노 같은 현업에 복귀해 일하고 있다. 각자 근황을 소개했고, 서로 “얼굴이 좋아졌다”는 덕담을 나눴다.

2016년 공공기관 노조들의 투쟁은 촛불혁명의 마중물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7년 3월 공공기관 성과연봉제를 밀어붙인 대통령은 탄핵됐고, 같은해 5월 새 대통령이 선출됐다. 그해 6월 기획재정부는 성과연봉제 후속조치를 통해 사실상 성과연봉제 지침을 폐기했다.

이날 행사에서 공공운수노조는 파업 때 사진을 엮어 만든 영상을 상영했다. 아름다운 동행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함께 싸우고, 함께 승리하자”는 구호를 외쳤다. 2016년 총파업 백서 아름다운 동행을 엮은 정경원 노동자역사 한내 사무처장은 “공공부문 노동자임을 드러내면서 파업의 정당성을 국민에게 알려 냈고 조합원 스스로도 노동의 가치를 느끼게 했다는 점은 중요한 지점”이라고 평가했다.

“문재인 정권에서 더 큰 투쟁 만들어야”

올해 4월 코레일에 복직해 서울 청량리역에서 일하는 조상수 전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정권도 교체하고 (노정 대화) 공간도 열렸지만 지금은 자기 사업장 현안 해결로 돌아가 버렸다”며 “사업장 현안은 구조와 제도를 바꿔야 해결되는 만큼 투쟁 전선을 복구하지 않으면 문제를 푸는 게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김흥수 공공운수노조 공공기관사업본부장은 “투쟁 성과로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시키고, 기재부가 내렸던 지침을 다시 기재부가 폐기하도록 했다”며 “아름다운 동행을 이어 받아 새로운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아름답게 동행하는 투쟁을 만들어 내자”고 호소했다. 양대 노총 공공부문노조 공동대책위원회는 11일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공공기관 노정 대화를 요구하는 결의대회를 연다.

최준식 위원장은 “2년 전 투쟁이 노조 전체 투쟁에 중요한 방향타가 됐다고 자부한다”며 “그 길을 복기하고 있고, 앞으로 투쟁의 상을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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