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자동차산업 구조조정이 몰고 온 고용한파가 매섭다. 부산·울산·경남 등 동남권 취업자 감소 상황이 개선되지 않은 가운데 7~8월 수도권 취업자가 감소세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3분기 지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7~8월 월평균 취업자 증가 폭은 1년 전에 비해 4천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고용은 충청권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부진했다. 충청권 월평균 취업자 증가는 8만4천명으로 2분기 월평균(6만2천명)보다 확대했다. 지역에 거점을 둔 반도체·디스플레이·석유화학 같은 수출주력산업 호황과 대형 유통업체 입점으로 신규고용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월평균 3천명 감소했다. 2분기에 11만5천명씩 증가하다가 크게 방향을 틀었다. 분기별 수도권 취업자가 1년 전보다 줄어든 경우는 금융위기를 겪은 2009년 3분기 이후 9년 만이다. 당시 8만6천명 감소했다.

조선·자동차를 포함한 제조업체가 집약된 부산·울산·경남의 고용사정은 개선될 기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2분기에 1년 전에 비해 2만1천명 감소했던 취업자는 7~8월에는 2만2천명 감소로 확인됐다.

호남과 강원·제주권역 고용사정도 좋지 않다. 호남은 2분기 4천명 감소에서 7~8월에는 1만명 감소로 감소 폭이 커졌다. 강원도는 6천명 감소에서 1만3천명 감소로, 제주도는 4천700명 감소에서 6천명 감소로 역시 감소 폭이 늘어났다.

한국은행은 "지역별 경기는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소비와 수출이 모두 증가해 완만한 개선세를 이어 갈 것"이라며 "나머지 권역은 주력산업 구조조정과 소비심리 약화로 소비가 제약되고 수출도 전년 수준에 머물러 보합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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