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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 노동부, 적폐청산 얼마나 했나

문재인 정부의 1기 고용노동부가 저물어 간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이재갑 노동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마치고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를 의논하고 있다.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노동부 수장은 바뀔 가능성이 높다. 어떤 방식으로든 변화는 불가피할 터다. 우연의 일치인지 1기 노동부는 적폐청산위원회 격인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 끝과 함께했다. 9개월간 활동한 개혁위가 824페이지짜리 백서를 13일 발간했고, 환노위 인사청문회가 19일 열렸으니 말이다. 김영주 장관과 개혁위는 2기 노동부에 과제를 남겼다. 1기 노동부 평가와 2기 노동부 과제를 들었다.


후임 장관은 과거와의 단절을 스스로 다짐해야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

정부 초기 행정개혁이 너무 늦게 시작됐다. 과거와의 단절이라는 명제를 명확히 했어야 했는데 미뤄지고 장기화하면서 대처까지 불명확해졌다. 출범 1년6개월이 지났지만 아무런 결과가 없다. 행정개혁위원회에서 많은 사안들을 검토했지만 초기에 옥석을 가려서 대응을 하지 못한 것이 한계로 남게 됐다. 삼성전자서비스 노조파괴 문제 등 정부에 책임이 있는 사건에 대해 명쾌한 해명이나 사과, 재발방지 약속이 나오지 않았는데도 적폐청산 작업이 끝나 버렸다. 노동부 스스로 적폐청산 과제를 개혁위에 미뤘고, 조사권한도 없는 개혁위만 발을 동동 굴렀다. 1기 장관은 후임 장관이 이 문제를 잘 해결해 줬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현장 노동자들은 “전교조 법외노조 문제 등의 사건 등에 대해 하나도 해결된 것이 없는데 이대로 정리되는 것이냐”고 우려한다.

과거 노동부는 분명히 문제가 있다. 노동자들의 처우개선과 일자리 창출을 담당하는 부처로 시작했는데 과거에는 이와 달랐다. 사용자 편에 서면서 노사 중립성에 의구심을 들게 하고, 갈등을 부추겼다. 거론되는 관료 출신 차기 장관은 적폐청산 과제를 직시해야 한다. 이를 풀지 않으면 노동계와의 갈등은 물론 문재인 정부 정책기조와도 어긋나는 노동부가 탄생할지도 모른다. 잘못된 과거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그림을 보여 줘야 한다. 그 스스로도 과거와의 단절을 다짐해야 한다.


2기 노동부 ‘노동권 보호’ 정책에 역점 둬라
송은희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 간사

송은희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 간사

지난 8월1일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가 최종 조사 결과와 권고안을 발표했다. 현재 권고안 중 이행된 과제는 지난 13일 김영주 노동부 장관이 위원회 활동결과보고서를 전달받으면서 부당노동행위 사건 처리 등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것 정도다. 권고안이 나온 지 두 달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행률을 따지는 게 지나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노동부 적폐청산 의지에 대한 노동계의 우려에는 근거가 있다. 위원회 조사과정에서 불거진 노동부 내부의 반발, 삼성전자서비스 수시근로감독 관련해 고발된 고위관료의 지방노동청장 발령 같은 외부 비판을 의식하지 않는 행태, 여기에 더해 과거 정부 고위관료 출신인 이재갑 장관 후보자가 지명된 것 등이다. 인사청문회에서 장관 후보자에 대한 노동계의 우려를 전하는 한 의원의 질의에 대해 후보자는 “노동존중 사회 실현을 위해 적극적으로 일하겠다”고 답했다. 이 발언이 진정성 있는 것이 되기 위해 후보자가 장관으로 임명되면 가장 역점을 두고 시행해야 할 일은 ‘노동권 보호’ 정책일 것이다. 이를 위해 첫째, 문재인 대통령 공약이던 ‘노조 가입률과 단협 적용률을 높이기 위한 법·제도 개선’ 정책을 펼쳐야 한다. 10% 남짓한 노조 가입률로는 대등한 노사관계 마련은 요원하다. 둘째, 노동행정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근로감독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사전예방적 노동행정이라는 근로감독 본연의 목적 달성을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후보자에게 당부하고 싶은 게 있다.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는 위원회 활동보고서를 읽지 않았다고 답했다. 아직 읽지 않았다면 지금이라도 보고서를 펼쳐 보길 바란다. 지난 정부의 과오를 파악해야 ‘노동존중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노동행정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소득주도 성장정책 계속 이어 가야
강훈중 한국노총 교육선전본부장

강훈중 한국노총 교육선전본부장

노동존중 사회 실현을 약속하고 들어선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1년반이 다 돼 간다. 국민과 노동자의 기대대로 지난 1년여간 문재인 정부는 이전 정부와는 다른 행보를 보여 줬다. 무엇보다 쉬운 해고와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공공부문 성과연봉제 등 노동자를 옥죄던 위법적인 지침을 폐기했고 공공부문에서부터 비정규직 정규직화의 포문을 열었다. 최저임금 1만원 실현을 목표로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한 것은 촛불혁명으로 정권교체가 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아쉬운 점이 많지만 주 68시간까지 허용되던 노동시간을 주 52시간으로 줄이는 노동시간단축법안을 여야 합의로 처리한 것도 의미 있다.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를 두고 과거 정권의 노동적폐를 청산하려는 의지도 높이 살 일이다. 그러나 권고에 그치는 아쉬움이 있다.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넓히는 최저임금법 개악안을 여야합의로 처리한 것은 이 정부의 가장 큰 잘못으로 두고두고 비판받을 것이다. 여기에 소득주도 성장정책은 여전히 자리 잡지 못한 채 우리 사회 양극화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국회 청문회가 끝나는 대로 2기 고용노동부 수장이 들어올 것이다. 그런데 정부의 노동정책이 뒤로 밀리지 않을까 벌써부터 걱정이다. 기업들이 일자리를 핑계로 정부 발목을 잡고 규제혁신을 요구하면 또다시 노동계에 양보와 희생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소득주도 성장과 노동존중 사회 실현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노동의 가치 존중과 소득주도 정책은 양극화를 해소하고 경제가 선순환하게 한다. 이를 위해 새로 오는 노동부 장관은 대통령 공약 중 아직 지켜지지 않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과 노조할 권리의 온전한 보장, 사회안전망 확대강화, 전 정권의 부당한 노동적폐 청산 등을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다.


개혁은커녕 과거 정권으로 후퇴시킬 가능성 짙다
이원재 금속노조 조직실장

이원재 금속노조 조직실장

금속노조는 지난 4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노동부의 개혁의지가 없음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노조는 노동부의 개혁성적표에 낙제점을 주는 장면을 연출했다. 과장을 더했지만 노동부의 개혁과제마다 F학점 스티커를 붙이는 조합원의 마음은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흔히들 정권의 개혁성과는 정권의 시간표에 반비례한다고 말한다. 임기가 지날수록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문재인 정부의 노동개혁은 극적인 반전이 없는 이상 임기 내에 성과를 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임기 첫해 노동부의 개혁이 부족한 정도가 아니라 흔적조차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퇴임을 코앞에 두고 김영주 장관은 기자들을 모아 놓고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불법파견과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직권취소를 실현하지 못해 아쉬워했다 한다. 아쉬워할 시간에 서류에 결재만 해도 해결되는 사항인데 후임에게 떠넘겨 버렸다. 그리고 그 후임 지명자는 개혁의 극적인 반전을 이뤄 내기는커녕 노동부를 이명박·박근혜 정권 수준으로 후퇴시킬 가능성이 짙은 관료 출신이다. 김영주 장관의 실패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노동부 관료사회를 장악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는데, 그 자리에 관료들의 대의원 격인 인물을 장관으로 선임한 청와대의 의중을 우리는 이해할 수 없다. 실제로 이재갑 후보자는 지금도 금속노조를 괴롭히고 있는 복수노조 교섭창구 강제단일화를 설계하고 주도한 인물이며 이를 폐지하라는 민주노조운동의 요구를 청문회장에서 대놓고 거절했다. 이재갑의 노동부는 지역사회가 사퇴를 요구하는 권혁태 대구지방고용노동청장에게 책임을 묻기는커녕 감싸고 돌 것으로 보인다. 기대는 없다. 금속노조는 계획된 투쟁의 길로 가겠다. 그리고 그 길은 노동부를 향할 것이다.

편집부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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