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가 나영돈 서울지방고용노동청장 면담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부상을 당한 레이테크코리아 여성노동자들에 대한 고용노동부 사과와 사업장 근로감독을 요구했다.

노조는 1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면담 요청을 호소하는 노동자들에게 노동부가 물리력으로 답했다”고 주장했다.

레이테크코리아 스티커와 라벨을 만드는 회사다. 노사는 올해 초 포장부 여성노동자들의 영업부 발령을 놓고 충돌하고 있다. 지난달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부당전보 판정을 내려 갈등이 해소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회사가 분회 조합원들에게 제대로 된 작업시설이 없는 본사 바닥에 앉아 포장업무를 하라고 지시하면서 노동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분회 조합원 20여명은 지난 18일 오후 서울노동청 앞에서 부당한 작업지시에 대한 근로감독을 요구하는 집회를 한 뒤 서울노동청장을 면담하기 위해 직원 안내를 받고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노동자들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6층에서 내려 노동청장이 있는 5층으로 가기 위해 계단을 내려갔다.

그때 노동부 직원들이 돌연 노동청장실 입구를 막으면서 승강이가 벌어졌다. 노조 관계자는 “노동부 직원들이 ‘여기는 당신들이 함부로 들어올 곳이 아니다’며 조합원에게 폭언을 하고 물리력 행사했다”며 “출입문 유리가 깨지면서 한 조합원의 머리 위로 유리가 쏟아져 상당한 출혈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조합원은 병원에서 4군데를 꿰맨 뒤 치료를 받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당시 충돌로 8명의 여성노동자가 다쳤다.

노동부는 “노동자들이 처음에는 담당자 면담을 요청했다가 도중에 노동청장 면담으로 요구를 바꾸면서 생긴 일”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회사 사장의 악행은 봐주기로 일관하는 노동부가 평화롭게 민원을 요청하려는 여성노동자들에게 물리력을 행사했다"며 "서울노동청은 공식 사과하고 비상식적인 업무지시를 내린 사장을 처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나영돈 노동청장은 21일 오전 분회와 면담을 갖고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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