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노조(위원장 윤병범)가 사측에 노사합의 이행, 무인화사업 중단을 요구하며 서울광장에 천막농성장을 차린 지 18일로 꼭 100일이 됐다. 윤병범 위원장 단식은 30일째 이어지고 있다.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이 농성장을 방문하고 서울시의회도 중재에 나섰지만 공사측은 꿈쩍도 않는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16일 노사 실무진이 만났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다. 노조 관계자는 “박원순 시장이 농성장을 방문한 이후라 공사의 입장 변화를 기대했는데 전혀 변화가 없어 대화가 이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박원순 시장은 지난 14일 농성장을 방문해 윤 위원장을 만났다. 16일에는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농성장을 찾았다.

공사는 실무교섭 다음날인 17일 공사 사내망에 경영진 명의로 ‘노조에 호소드린다’는 글을 게시했다. 공사는 “노조가 (무인화 추진) 의심을 계속하고 있음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대화 상대방을 부정하는 퇴진운동을 하면서 한편으로는 대화를 요구하는 것을 보면 참 서글프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어 “고심 끝에 노조 요구를 수용해 (무인화 관련) 사회적 논의에 참여하겠다”며 “농성 이유가 없어진 만큼 단식과 농성을 중단해도 되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공사 경영진은 이 같은 내용을 노조에 직접 전달하거나 공식 통보한 것도 아니고 일방적으로 게시했다”며 “농성이 장기화하면서 부담이 커지자 내부 정치용으로 사내망에 공지를 올린 것으로 판단된다”고 반발했다. 노조 관계자는 “버티고 있는 공사측이 책임 있게 노조와 교섭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공사 입장 변화가 구체적으로 확인돼야 노조도 다른 행보를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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