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8일 오전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뒤 마중 나온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와 함께 공식환영식을 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남북 정상이 "남북관계와 북미관계 개선,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성과를 내겠다"고 입을 모았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8일 오후 북한 평양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을 세 번 만났는데 ‘우리가 정말 가까워졌구나’ 하는 감정이 든다”며 “또 큰 성과가 있었는데 문 대통령의 지칠 줄 모르는 노력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문 대통령 덕에) 북남·조미 관계가 좋아졌다”며 “주변 정세가 안정되고 더 진전된 결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에 이어 (지금까지) 과정은 김 위원장의 결단에 의한 것이었다”며 “어려운 조건에서 인민의 삶을 향상시킨 김 위원장 리더십에 경의를 표한다”고 화답했다. 그는 “우리가 지고 있고 져야 할 무게를 절감하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8천만 겨레에 한가위 선물로 풍성한 결과를 남기는 회담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평양서 남북 '역사적 발걸음'

남북 정상은 평양에서 역사적 발걸음을 다시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40분 성남 서울공항을 출발해 평양을 찾았다. 오전 10시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해 영접 나온 김 위원장과 반갑게 재회했다. 4월27일과 5월26일 정상회담 이후 세 번째 만남이다. 2차 정상회담 뒤 115일 만이다.

북측 환대는 열렬했다. 예상했던 대로 김 위원장이 직접 마중을 나왔다. 문 대통령 내외가 탄 전용기가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하자 활주로까지 나와 기다리던 김 위원장이 포옹하며 환대했다. 남북 영부인인 김정숙 여사와 리설주 여사도 웃으면서 손을 맞잡았다.

평양시민들은 공항에서 한반도기와 인공기를 흔들고 “만세”를 부르며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환영했다. 기다리던 남녀 화동이 꽃다발을 전달했다.

북측에서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최룡해 당중앙위 부위원장·리수용 당중앙위 부위원장·리용호 외무상·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문 대통령과 인사했다. 김여정 당중앙위 제1부부장은 공식환영식을 이끄는 모습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서훈 국가정보원장 등 남측 공식수행원과 악수를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무개차를 타고 18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백화원 초대소로 이동하며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북한, 김정은 위원장 영접에 카퍼레이드 ‘최고예우’
청와대 “외국 정상회담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환대”

북측은 문 대통령에게 최고예우를 보여 줬다. 인민군 의장대 사열과 분열에 이어 예포 21발을 발사했다. 국가원수나 원수급에 준하는 최고예우로 영접한다는 의미다.

문 대통령은 북측에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그는 순안공항에서 환영인파 앞을 지나며 손을 흔들고 인사를 하다 일부 시민들과 악수했다. 이어 평양시민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한 뒤 차량에 탑승해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으로 이동했다.

순안공항에서 백화원으로 이동하는 과정도 눈길을 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순안공항에서 따로 출발했으나 평양시내 중심지로 들어가는 입구인 련못관에서부터 무개차에 동승해 카퍼레이드를 했다.

순안공항에서 평양도로·3대혁명전시관·영생탑·려명거리·금수산태양궁전·백화원 영빈관으로 카퍼레이드를 할 때 평양시민 10만여명이 거리에서 붉은색 꽃과 한반도기를 흔들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차려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이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연 것은 물론 김 위원장 부부가 공항에 영접을 나온 것 모두 처음”이라며 “외국 정상회담 사례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환대”라고 설명했다.

김정은 위원장 “북남 인민 생각해 성과 내자”
문재인 대통령 “판문점 봄이 평양의 가을로, 결실 맺자”

두 정상은 오전 11시17분께 백화원 영빈관에 도착했다. 영빈관에서 이뤄진 환담에서 김 위원장은 “(평양시민들의 열렬한 환영을 통해) 북남 인민들 마음 잊지 말고 우리가 더 빠른 걸음으로 더 큰 성과를 내야 하겠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이 판문점 우리측 지역에 오셨는데 너무나 장소와 환경이 그래서 제대로 된 영접을 못해 늘 가슴에 걸렸다”며 “우리 수준이 낮을 수 있어도 최대한 성의를 보인 숙소와 일정이니 마음으로 받아들여 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평양시민들이 환영해 주는 모습을 남측 국민이 보면 감동받을 것”이라며 “이번 회담에 풍성한 결실이 있겠구나 기대를 가질 것”이라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판문점 봄이 평양의 가을로 이어졌으니 이제는 결실을 생산해 내야 한다”며 “우리 어깨가 아주 무겁지만 우리 사이 신뢰와 우정이 많이 쌓였다”고 말했다.

양대 노총 위원장-김용대 사회민주당 중앙위원장 환담

오후 3시45분부터 시작된 정상회담은 5시45분까지 2시간 동안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렸다. 노동당사에서 남북 정상이 회담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노동당사에서 김 위원장과 기념촬영을 한 뒤 입구에 마련된 방명록에 “평화와 번영으로 겨레의 마음은 하나!”라고 쓰고는 2층 회담장으로 이동했다. 정상회담에는 남측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서훈 국가정보원장, 북측에서는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김여정 제1부부장이 배석했다.

관심은 남북정상회담 둘째 날인 19일 비핵화를 포함한 합의문을 도출할지에 모아진다. 두 정상은 첫날 정상회담에 이어 19일 오전 두 번째 정상회담을 갖고 군사부문 합의 결과를 담은 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4·27 판문점 회담 때처럼 오후에 추가적인 정상회담이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이날 정상회담이 이어지는 동안 김정숙 여사는 대동강 구역 소재 북한 최대 어린이 종합병원인 옥류아동병원을 방문했다. 대동강 구역에 소재한 북한 작곡가 김원균의 이름을 딴 ‘김원균명칭 음악종합대학’도 참관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을 비롯한 특별수행원들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이재용 삼성 부회장 등 경제인들은 리용남 내각부총리를, 양대 노총 위원장과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은 김영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겸 사회민주당 중앙위원장을 만났다. 두 정상은 회담을 마무리하고 나서 목란관에서 환영문화행사와 환영만찬에 참석하는 것으로 이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평양공동취재단·연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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