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노총과 금속노련, 포스코노조 비대위 주최로 17일 정오 한국노총회관에서 열린 ‘포스코 노조 재건 추진위원회 발족’ 기자회견에서 김만기 포스코노조 비대위원장이 기자회견문을 읽고 있다. <정기훈 기자>
사실상 휴면노조로 전락한 기업노조인 포스코노조 재건 움직임이 시작됐다. 1987년 민주화운동과 노동자 대투쟁을 계기로 설립된 포스코노조는 한때 규모가 1만8천명에 달했지만 회사의 노조탄압으로 조합원이 9명으로 급감했다. 포스코노조는 명맥만 유지한 채 제대로 된 노조로 활동하지도, 노동자들의 지지를 받지도 못했다.

최근 포스코 내 노조설립 바람을 타고 포스코노조 재건 움직임이 시작됐다. 88년 노조 설립에 참여했던 노동자 일부가 ‘포스코노조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한국노총·금속노련과 함께 ‘포스코노조 재건추진위원회’를 발족했다.

김만기 포스코노조 비상대책위원장은 “지금이 포스코노조를 정상화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포스코인의 자주적 노조로서 한국노총과 함께 노조운동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17일 정오 한국노총과 금속노련·포스코노조 비상대책위가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회관에서 포스코노조 재건추진위 발족 및 부당노동행위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포스코노조가 빼앗긴 노동 3권 쟁취와 정경유착·부실경영 고리를 끊고 국민에게 사랑받는 국민기업 포스코를 되찾기 위해서는 환골탈태해야 한다”며 “뼈를 깎는 혁신으로 완전히 새로운 포스코노조를 건설하고 포스코 무노조 경영 50년의 사슬을 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만기 비상대책위원장은 “88년 포스코노조가 설립됐지만 2001년 사측의 개입과 협박에 노조가 송두리째 흔들렸고 교대근무 휴무일에 나도 모르는 탈퇴서가 노조에 제출됐다”며 “30년이 지난 오늘에야 용기를 냈다. 나 자신의 젊은 날과 선배들의 숨결과 혼이 서려 있는 포스코노조의 이름을 지키기 위해 기존 포스코노조 집행부 총사퇴를 관철시키고 자주적인 포스코노조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를 출범시켰다”고 말했다.

비상대책위는 조만간 조합원 총회를 열고 규약 개정과 신임 집행부 선출, 금속노련 가입을 추진한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새로운 포스코노조가 포스코 노동자들의 빼앗긴 권리를 되찾길 바란다”며 “조합원은 물론 전체 철강노동자로부터 신뢰받는 조직으로 우뚝 서도록 금속노련과 함께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