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 노동자들이 13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금속노조 가입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신상 노출로 인한 회사의 탄압을 우려해 가면을 썼다. <정기훈 기자>

포스코 무노조 경영 50년 만의 첫 정규직 노조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노조설립을 준비하는 포스코 노동자들이 "무노조 경영을 깰 수 있다는 확신이 섰다"며 공개 기자회견을 자처했다.

금속노조는 13일 오전 서울 정동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포스코 노동자 노조 가입보고'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노조설립을 준비하는 포스코 노동자 9명이 가면을 쓰고 참여했다. 포스코 노동자들은 지난달 초 사회관계망서비스 카카오톡에 공개채팅방을 열고 노조설립을 모색했다. 현재 1천7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노조는 연인원 3천여명이 채팅방을 찾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노조설립은 속도가 붙었다. 당초 계획보다 참여자가 많고 노조설립에 찬성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지난 6일 '포스코 새로운 노조' 출범선언문을 발표했다. 노조 비정규 조직화사업 책임자인 양기창 부위원장은 "포스코 포항·광양·인천·서울 등 전국 현장을 중심으로 조합원 가입원서가 접수되고 있다"며 "포스코 새노조 조직을 9월 안에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포스코 노동자들은 노조설립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한 참가자는 "포스코 새노조는 포스코를 민주화해 국민 기대에 부응하는 기업으로 탈바꿈할 것"이라며 "반드시 노조를 성공시켜 그동안의 억압과 탄압에서 벗어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박정희 정권이 대일청구권 자금을 전용해 설립한 포스코는 국민기업을 표방하고 있지만 노동자들은 군대식 상명하복 문화 속에 억압받고 있다"며 "불량기업이 돼 버린 포스코를 개혁하고 바로잡기 위해 고민하던 노동자들이 노조를 결성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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