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섬업계가 오는 2005년까지 현재 고용 인원(1만6000명)의 3분의 1 수준인 6000여명의 인력을 축소하고 임금을 일정기간 동결하는것을 골자로 하는 구조조정 활성화 방안을 3일 발표했다.

또한 업계 자구노력 차원에서 향후 경기가 회복될 때까지 최고 30% 수준의 자율 감산을 추진하는 고강도 생존전략을 추진키로 했다.

이원호 한국화섬협회 회장은 3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국내외 공급과잉과가격하락, 고임금 구조로 인한 경쟁력 약화 등으로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단행하지 않고는 업계 전체가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이같은대책안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세계적인 공급과잉으로 국제 가격이 지난 95년 대비 전 품목이 50% 수준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임금은 95년 이후 거의 매년두자릿수로 인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업계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인건비항목의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화섬협회의 분석에 따르면 95년 가격을 100으로 볼 때 지난 5월 폴리에스테르 F사의 가격은 51, 폴리에스테르 SF사 45, 나일론 F사 66을 수준이었으며 화섬업계 생산직 근로자(고졸 13~15년 근속 기준)의 평균 임금은 3700만원으로 대만보다 5.8%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화섬업계는 현재의 고용인원 1만6000명 규모를 향후 5년 내에1만명 수준으로 축소하고 임금을 일정기간 동결해야 대만 등 경쟁국 수준의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보고 강도높은 인력 구조조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업계 내 10% 감산을 포함해 최고 30% 수준의 생산량 감축을단행할 방침이다.

30%에는 10% 자율 감산 외에도 경쟁력 없는 시설 폐기를 통한 5% 감산, 20년 이상의 노후시설 폐기를 통한 5% 감산, 중국 등 해외로의 설비 이전을 통한 10% 감산 효과가 포함되어 있다고 화섬협회측은 설명했다.

이 회장은 "하지만 업계 내 10% 감산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사전 승인을받아야 불공정거래 시비없이 추진할 수 있는 사항이어서 관련 서류 제출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섬업계는 또 우량기업 중심의 업체간 인수. 합병(M&A)과 범용제품을 탈피한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의 전환 등을 구조조정 방안으로 제시했다.

업계 내에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나 화의중인 기업의 설비를 효성, 코오롱, 휴비스, 태광산업 등 우량 업체가 인수하는 형태의 구조조정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화섬협회 관계자는 "업계 내에서 물밑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가격에대한 이견 등 여러가지 복잡한 이유로 진전이 잘 안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