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방영되는 MBC 드라마 <배드파파> 제작팀이 하루 평균 20시간 가까운 중노동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는 <배드파파> 제작사의 7월18일부터 이달 4일까지 촬영시간이 담긴 일지를 공개했다. 일지에 따르면 제작팀의 하루 평균 촬영시간은 휴게·점심·이동시간을 포함해 19시간35분이었다. 지난달 12일은 오전 8시20분에 시작해 다음날 오전 7시까지 22시간40분 동안 업무를 했다. 같은날 오후 4시30분부터 다시 업무를 재개해 그 다음날 오전 9시20분까지 16시간50분을 일했다. 이런 식으로 지난달 9일부터 13일까지 5일 동안 제작팀이 근무한 시간은 89시간20분이나 됐다.

촬영일지가 작성된 기간에 6차례나 20시간 이상 근무했다. 박세찬 노조 조직국장은 “드라마 제작진들의 경우 이동시간 전후로 장비를 챙기는 등 업무를 해야 하고, 휴게·점심시간은 촬영이 12시간 이상 넘어가면 불명확해진다”며 “업무 특성상 휴게·점심·이동시간을 근무시간에 포함시켜 계산했다”고 설명했다.

지부는 드라마 제작사가 지난 3일 언론노조와 지상파 방송 4사(KBS·MBC·SBS·EBS)가 맺은 산별협약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지부에 따르면 산별협약은 "드라마 제작현장 스태프들의 1일 노동시간은 최대 12시간을 원칙으로 하고 불가피하게 촬영을 연장할 경우 15시간을 초과하지 않도록 노력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노사는 장시간 노동으로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드라마 제작현장 스태프들의 노동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제작환경 협의’를 의무화하는 특별대책에도 합의했다. 드라마를 제작할 때 방송사 책임자와 제작사 대표가 스태프들과 촬영·휴게시간 등 제작환경을 충분히 협의한 뒤 제작현장을 운용해야 한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지부는 “MBC와 제작사들에 노동환경 개선방안을 논의하는 면담을 갖자고 공문을 보냈다”며 “<배드파파> 제작현장을 방문해 규탄 캠페인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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