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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중심 수직적 전속거래가 불공정행위 키워”국회 '자동차산업 중소 협력업체 보호 제도개선 모색 공청회' 눈길
국내 자동차산업은 대기업 완성차업체가 먹이사슬 최상위에 자리한 다단계 하도급 구조로 구성돼 있다.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이 같은 구조에 갇혀 대기업의 단가 후려치기·대금 부당지급·금형 강탈·기술 탈취 같은 갑질을 당하기 일쑤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불공정한 하도급 거래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대기업 갑질관행에 칼을 빼 들었지만 원·하청 불공정행위 근절 대책으로는 미흡한 수준이다.

서보건 변호사(법률사무소 태서)는 “불특정 다수의 원청업체를 상대로 하는 일반 하도급업체와 달리 한국 자동차산업의 2차·3차 전속 협력업체들은 생각보다 훨씬 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기를 하고 있다”며 “이들에 대한 지원을 제도적으로 보완하고 일정 규모 이하 중소업체 경영진들이 협회 같은 독자적 조직을 설립해 공동대응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가격 결정은 완성차 몫”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자동차산업 중소 협력업체 보호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 모색 공청회’가 열렸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경실련 재벌개혁위원회가 주최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국내 자동차산업의 구조적 한계와 이로 인한 완성차업체와 1차 하청업체의 갑질이 도마에 올랐다.

해외 완성차업체는 1990년대부터 계열 부품사를 분사시키고 국내외 부품 소재업체와 개방형 조달을 했다. 반면 한국은 대기업 완성차를 정점에 둔 수직적·계열사 중심 거래가 고착화돼 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14년 국내 완성차 7개사의 1차 협력업체는 1천804개다. 이 중 50%에 가까운 업체가 1개사와만 거래한다. 국내 자동차 시장의 70% 이상을 현대·기아자동차가 점유하는 상황을 고려할 때 독점적 전속거래가 구조화돼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하도급 구조에서 협력업체들은 원청의 납품단가 인하와 계약기간 중 추가 단가인하, 기술 탈취를 공공연하게 당한다. 지난해 12월 현대차에서 기술을 탈취당했다며 협력업체 두 곳이 대국민 청원운동을 하기도 했다.

경북 경주에서 현대차 2차 전속거래 하청업체인 태광공업을 운영한 손정우 전 대표는 “원가절감을 위해 한 부품을 한 업체에서만 생산하는 구조가 형성된 탓에 가격 결정과 부품 공급량을 완성차업체나 상위 협력사가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밖에 없는 독점적 구조”라며 “하위 협력사로 갈수록 가격 협상력은 떨어지고 강제 단가인하를 수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형 탈취 금지 법으로 명시해야”

다단계 하도급 구조에서 2차·3차 협력업체는 완성차업체가 정한 스케줄대로 공장을 가동하며 사실상 완성차업체 생산부서로 전락한다. 완성차업체는 재고관리 비용을 손쉽게 협력사에 전가할 수 있다. 경실련 재벌개혁위원장인 박상인 서울대 교수(행정학)는 “자동차산업 하청구조에서 최약자인 2차 협력사는 정상적인 영업이익조차 올리기 어렵다”며 “적자를 감수하지 못한 협력사는 계약기간이 남은 상황에서 공장을 폐쇄한다”고 우려했다.

협력업체가 단가인하를 포함한 갑질을 당해도 이를 입증하거나 구제받기가 쉽지 않다. 울며 겨자 먹기로 형식상 상호 합의된 계약서를 작성하는 경우가 많아 강압에 의한 계약임을 입증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서보건 변호사는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하도급법)은 원청이 정당한 사유를 제시하면 하도급 대금을 감액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원청의 부당한 경영간섭을 금지하는 한편 중소 협력업체에 대한 제도적 지원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기술자료 탈취에 대한 제재가 강화되고 있지만 금형 탈취를 규제하는 법 조항은 찾기 어렵다”며 “하도급법에 금형 탈취 금지 조항을 만들고, 공정거래위나 중소벤처기업부가 주도해 산업별 협력업체들의 단체화를 장려해 법률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은영  ley1419@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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