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자은 기자
“시민안전을 위협하는 지하철 무인화 정책을 중단하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하자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결단을 촉구합니다. 시민안전과 노동의 가치를 존중하는 서울시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5일로 17일째 곡기를 끊고 단식농성 중인 윤병범(57) 서울교통공사노조 위원장의 말이다. 서울시청 앞에서 3개월 동안 농성을 하고 있다. 노조와 노동·시민·사회단체는 박원순 시장에게 결단을 요구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기화하는 공사 노사 문제를 서울시가 방치하고 있다”며 “박원순 시장의 책임 있는 조치와 결단이 있을 때까지 공동투쟁을 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6월11일 서울시청 앞에서 농성에 들어갔다. 노조는 △노사합의 이행 △노조 탄압 중단 △지하철 무인화 정책 철회를 요구했지만 공사측은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노조는 7월부터 공사 사장 퇴진투쟁을 시작했다. 같은달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조합원 9천733명의 서명을 받아 서울시에 전달했다.

박래군 4·16연대 공동대표는 “노조의 시장 면담 요구에도 아직까지 응하지 않는 것은 서울시가 무인운전과 무인역사를 용인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며 “박원순 시장이 분명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위험 가능성이 단 1%라도 있다면 이해당사자들과 충분히 논의하고 장기간 확인하고 또 확인해야 한다”며 “박원순 시장은 지금이라도 노조와 머리를 맞대고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공사측은 최근 8호선에서 기관사가 '탑승하지만 운전하지 않는' 무인운전을 시범운행하고 지하철역에 역무원을 두지 않는 무인역 운영을 추진하고 있다. 김종민 전 구의역 사망재해 시민대책위 진상조사단 위원은 “이명박 서울시장 시절부터 스크린도어를 설치하고 비용을 줄인다는 명목으로 수리업무를 하청업체로 넘겼다”며 “이때 서울시가 노조나 시민·사회단체 얘기를 들었다면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숨진 하청업체 노동자 세 명의 죽음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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