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프리랜서들을 직접고용하겠다고 발표했던 교통방송(tbs)이 방송작가들에게 7개월짜리 단기계약 체결을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는 4일 “tbs가 프리랜서를 직접고용하는 과정에서 방송작가 직군에게만 1년이 아닌 7개월짜리 단기계약서를 내밀었다”며 “tbs는 방송작가 차별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서울시는 올해 1월24일 ‘tbs 프리랜서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프리랜서·파견·용역노동자를 직접고용 계약직으로 전환한 뒤 단계적으로 정규직화하겠다는 내용이다. tbs는 전체 인력의 90.3%를 비정규직으로 운영했다.<본지 2018년 1월25일자 8면 ‘비정규직 90% tbs, 프리랜서까지 직접고용한다’ 참조>

발표 이후 서울시는 먼저 올해 1월24일 당시 재직 중인 프리랜서의 직접고용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7월 대부분 직군과 1년 단위 계약을 맺었다. 내년 7월 tbs교통방송재단(가칭) 설립과 함께 정규직 전환을 완료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런데 tbs는 방송작가에게만 계약기간을 ‘다음 개편 때까지’로 제시했다. 방송작가 직군은 통상 연차 등에 따라 보조·서브·메인작가 순서를 밟는다. 지부는 “tbs가 전체 방송작가의 10% 남짓한 보조작가에게만 1년 계약을 제시했다”며 “해마다 3월쯤 봄 개편이 이뤄지는 것을 감안하면 90%에 해당하는 메인·서브작가들에게는 사실상 7개월짜리 계약서를 제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부는 “비정기 개편이 단행되면 언제든지 계약 종료를 이유로 즉시 해고될 수도 있는 계약서”라고 평가했다. 프리랜서 방송작가들은 tbs와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tbs 관계자는 “제작부서에 따르면 정기·수시개편 때 작가 투입·교체로 프로그램 변화를 이끌고 있는데 일괄 적용(계약)하면 어려움이 생긴다”며 “프로그램과 맞지 않는 작가를 계속 고용해야 하는 경우엔 프로그램 완성도·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작가 선정 범위가 한정되면 프로그램 제작권·자율권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방송스태프 간 팀워크 훼손이나 조직 내 갈등도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지부는 “서울시의 장밋빛 전망이 발표된 지 7개월이 지난 지금 tbs에서는 특정 직군을 차별하는 정책이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다”며 “방송은 제작에 참여하는 방송노동자들이 한데 어우러져 만드는 것으로 고용이나 처우개선에서 차별·배제해야 할 직군이나 노동은 따로 없다”고 비판했다. 지부는 “방송작가들은 아무렇게나 잘라도 되는 소모품이 아니다"며 "노동존중특별시에 한 걸음 더 다가서기 위한 서울시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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