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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해고 투쟁 끝, 다시 돌아온 초단시간 계약서김유리 공인노무사(학교비정규직노조 경기지부 법규국장)
▲ 김유리 공인노무사(학교비정규직노조 경기지부 법규국장)

고등법원에서 판결이 확정되던 날, 3년간의 긴 싸움의 끝이 드디어 보이는 듯했다. 필자가 이 사건을 맡게 된 건 2016년이었다. 경기도 관내에서 초단시간 초등보육전담사로 일하던 A씨는 그해 2월 계약기간 만료통보를 받았다. A씨는 돌봄교실에서 보육전담사로 길게는 하루 3시간, 짧게는 2시간씩 1주 14시간을 근무했다.

초등돌봄교실은 방과 후 보육이 필요한 맞벌이 가정의 안정적인 보육환경 조성을 위해 운영되는 사업으로 방과 후부터 늦은 오후까지 4시간 이상 운영된다. 2014년 정부 저출산 대책 중 하나로 대규모 보육교실 확대정책이 시행되면서 경기도에 1천여개의 돌봄교실이 생겼다. 이 과정에서 대규모 채용으로 인한 고용문제에 부담을 느낀 경기도교육청은 늘어난 돌봄교실을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기간제법)상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지 않는 초단시간 노동자들로 채워 나갔다.

초등돌봄교실은 4시간가량 운영됨에도 A씨는 화요일에는 2시간, 나머지 요일에는 4시간 근무하는 것으로 계약했다. 돌봄교실 운영을 전담하는 근로자에게 운영시간보다 턱없이 짧은 근로시간은 상시적인 초과근로를 초래했다. 특히 화요일은 1시간 늦게 출근하는 것으로 계약했음에도 관리자는 다른 날과 동일하게 출근하라고 요구해 화요일도 3시간 이상 근로를 해야 했다. 그렇게 추가적인 노동에 대해 어떠한 대가도 받지 못하고 근로한 지 꼭 1년이 되는 2016년 2월 학교에선 재계약 만료를 통보했다. 당시 경기도교육청에서는 주 15시간 이상 근로자는 기간제 근로자로 채용했다가 1년이 지나기 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는 지침이 시행 중이었다. 그러나 주 14시간 계약한 A씨를 보호하는 규정은 어디에도 없었다. 다행스럽게도 학교에 설치돼 있는 출퇴근 확인용 지문인식기록 덕에 A씨의 상시적인 초과근로를 입증할 수 있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A씨와 경기도교육청 간의 근로계약을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탈법적 방편으로 활용한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A씨와 경기도교육청 간의 근로계약은 사실상 1주 동안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이상 근로자와 동일하게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중앙노동위 판정에 불복했지만 행정법원과 고등법원에서도 중앙노동위 판정이 정당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A씨는 해고된 지 3년이 지나서야 학교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문제는 예상하지 못한 부분에서 발생했다. 경기도교육청은 A씨 복직을 차일피일 미루다가 최근에 와서야 “원래 근무했던 학교는 현재 자리가 없으니 인근 학교로 발령하겠다”며 “복직시 근로조건은 주 14시간으로 한다”고 통보해 왔다. 경기도교육청 주장은 중앙노동위 판정에 A씨를 복직하라는 명령 외에는 세부 근로조건에 관한 구속력이 없으니 원래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중앙노동위·행정법원·고등법원이 A씨의 근로계약은 소정근로가 형식에 불과하고 실근로를 소정근로로 봐야 한다고 수차례 확인했는데도 사실상 반쪽짜리 복직명령을 들고 복직하려면 하고 말려면 마라는 식의 경기도교육청 태도에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A씨 복직시 근로조건에 관해 다툴 수 있는 법적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중앙노동위에서는 미이행으로 판단할 경우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지만, 불완전한 이행을 미이행으로 판단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실제 미이행이라고 판단해도 이행강제금을 부과해 사용자에게 경제적 제재를 가할 뿐이다. 실질적으로 이행을 강제할 방법이 없다. 근로기준법에는 확정된 구제명령을 위반한 경우 처벌이 가능하다고 규정돼 있지만 실제로 처벌된 예는 매우 적다. 노동자에게 부당해고는 인생을 송두리째 흔드는 사건이다. 부당해고를 인정받기까지 지방노동위원회·중앙노동위·행정법원·고등법원까지 여러 기관을 거쳐야 했는데 또다시 임금상당액과 복직시 근로조건에 관한 싸움을 해야 한다는 것은 사실상 노동자에게 포기하라고 종용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A씨 사례처럼 근로조건에 관한 다툼이 아니더라도 부당해고 판정·판결로 복직한 근로자들을 화장실 앞에서 근무하게 하고 어려운 업무를 맡기며 의도적으로 괴롭히는 경우 등 해고노동자 복직 이후 다툼이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법·제도에는 해고노동자 복직에 대한 사전 보호장치가 전혀 없다. 노동위가 근로자의 실질적 권리구제 기관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신속한 사건처리도 중요하지만 부당해고 당사자가 복직한 이후에도 개입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이행강제금 부과시 근로자를 심문회의에 참석하게 하거나 실질적 이행에 대한 재량권을 부여하는 등의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김유리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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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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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금이 2018-09-17 12:44:57

    어떻게 이런 편법적 일자리를 계속 유지하는 국민으로 학부모로 너무도 화가 납니다.
    불평등과 차별. 거짓을 일상화 하는 경기도 교육청 제발 말도 안되는 초단시간 돌봄전담사
    시간연장하여 원래취지대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해주시길 ...   삭제

    • 비비아나 2018-09-12 07:41:48

      이재정교육감은 당장 시간연장하여 아이들이 이반 저반 옮겨다니는 불안감에서 벗어나게 하라!!! 약속이행하지않는 거짓말쟁이!!!   삭제

      • 엄지 2018-09-11 01:43:55

        아이들을 길러내는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이라고는 믿을수 없을 정도네요. 경기도 교육청과 이재정 교육감이 악덕 기업 및 기업주와 무엇이 다르죠? 진보 교육에 똥칠하는 교육감이네요 ㅎ   삭제

        • 가을 2018-09-07 18:17:49

          총괄부서 복지법무과는 노동조합과 정상적인 협의하루속히 진행하라...인수위에서 약속한 초단시간근무시간확대 약속지켜라   삭제

          • 김선이 2018-09-07 17:54:01

            어떻게 공공기관에서 그것도 아이들을 교육한다는 경기도교육청에서 이런 불합리한 꼼수정책으로 그래도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아이들과 함께한다는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일하고 있는 초단시간 돌봄전담사들을 농락하고 저희가 제공 하고있는 노동의 가치에 대해서 개무시하는 경기도교육청은 반성하고 각성하십시요 당신들이 진정한 교육의 현장을 제대로 보고 정책을 펴고 있는지 ..갑중에 갑인 경기도교육청은 당신들이 진정한 교육자인지 비겁하고 치졸한 정치꾼인지 반성하십시요   삭제

            • 내일을 향해 2018-09-07 17:05:51

              승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14시간 근무자로 복귀하라니 저희를 물로 보십니까?
              박근혜정권때 무분별하게 초단시간 돌봄전담사 폽아놓고
              이렇게 홀대 하십니까?
              기존 6시간 ㆍ8시간 돌봄전담사랑 업무량은 똑같습니다
              화장실 갈 새도 없이 일하는 저희에게 희망고문 그만하십시오
              동일노동 동일임금
              경기도 교육청은 각성하라   삭제

              • 쿰도리 2018-09-07 16:58:50

                당직자나 청소용역 하시는 분들도 다 6시간 교욱공무직원으로 발령나서 학교에서 환영해주더라구요
                저희는 아이들 돌보며 엄마들 안심하고 일할수 있게 열일하고 있는데 어찌 처우는 5년되도록 좋아지지가 않나요
                넘 속상합니다   삭제

                • 허선미 2018-09-07 10:58:58

                  경기도 교육청을 당장 감사하라!!! 국민세금으로 쓸데없는 짓거리를 한 이재정 교육감은 반성하라   삭제

                  • 김유미 2018-09-07 09:42:25

                    초단근로자를 상대로 갑질하는 경기도교육청
                    3년간의 법적다툼에서 패소하고도 벌금(국민세금)으로 떼우려는 경기도교육청을 고발합니다

                    초단근로자에게 다시 초단으로 복직하라는 악덕 경기도교육청을 상대로, 복직시 근로조건에 관해또다시 싸워야한다는건 누구를 위한 법입니까?
                    문재인정권의 약속을 역행하는 경기도교육청은 하루빨리 각성하라!!
                    우리초단근로자들은 힘을합쳐 다른 방법으로라도 목소리를 높여봅시다   삭제

                    • 이은정 2018-09-07 09:04:33

                      어텅게 누구의 노동은 그냥 막 댓가없이 더 해야하고 누구의 노동은 퇴근후에도 회식하고 다시돌아가 찍어 받아갑니까?
                      정당하게 노동의 댓가를 주시고 턱없는 14시간 근무자로 짜시지마시고 돌봄교실 운영에 적합한 시간 노동시간 인정하시고 그에 합당한 처우개선 바랍니다.   삭제

                      19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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