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구조조정에 들어간 STX조선해양 회생을 위해 적극적인 금융지원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금속노조·노조 STX조선해양지회·노동자 생존권 보장 조선소살리기 경남대책위원회·민중당은 29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TX조선해양이 경영정상화 요건을 갖추고도 정부 지원이 없어 표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올해 3월 STX조선해양에 채권은행을 통한 자금지원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강도 높은 자구안으로 법정관리를 면했다.

노동자들의 임금은 전년 대비 30% 삭감됐다. 전체 노동자 절반이 무급휴직을 하고 있다. 업황은 나쁘지 않다. 문제는 정부 정책 부재다.

노조에 따르면 STX조선해양은 올해 4척을 수주했다. 지난달까지 7척의 추가 수주를 앞두고 있었다. 3분기 안에 지난해 실적에 도달할 뻔했다.

그런데 금융기관의 선수금환급보증(RG)이 무산되면서 7척 추가 수주가 없던 일이 됐다. 조선업에서는 헤비테일 방식으로 수주가 이뤄진다. 헤비테일 수주는 선박 공정 5단계(RG 발급·절단·탑재·진수·인도) 가운데 인도 단계에서 대금의 60~80%를 지급받는 방식을 말한다. 선박 건조 기간에는 조선사가 비용을 책임져야 한다. 계약 단계에서 20~40%의 대금 지급이 이뤄지고, 배를 인도할 때 나머지 60~80%의 자금이 들어온다. 자금난에 빠진 조선소에 적극적인 금융정책이 필요한 이유다.

노동계는 STX조선해양 회생을 위해 △비영업 자산 인수 및 담보 대출 △헤비테일 방식을 고려한 금융정책 마련 △적극적인 RG 발급을 요구했다.

STX조선해양은 2천500억원대의 비영업 자산 매각을 추진 중인데 인수자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민철 STX조선해양지회장은 “정부가 중형조선소 회생에 의지가 있다면 비영업 자산 매각을 돕거나 이를 담보로 대출을 해 줘야 한다”며 “정부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고민하기 이전에 있는 일자리부터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STX조선해양에서는 한때 정규직 3천500여명이 일했다. 지금은 1천여명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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