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재계약 당시 개악안 반발…"하루 12시간 이상 근무" 근기법 준수 촉구



"고장 수리 후 연대보증 10년에, 사고 변상 액을 무한대로 잡는다면 회사는 왜 있는 겁니까?"

가스렌지, 보일러 등 A/S 업무를 하는 린나이 비정규직노동자들이 지난 16일부터 파업에 들어가도록 불을 붙인 것은 회사가 재계약을 할 때 내 놓은 '개악안' 때문이다.

"연대보증 10년이면 오늘 고쳐놓고 직원들이 10년동안 책임을 져야하니 회사를 그만두고도 족쇄가 되는 겁니다. 사고 수리 후 변상 액을 무한대로 잡는 것도 모든 게 노동자가 책임지라는 이야기죠." 노조 이병남 위원장은 그 동안 억눌려 있던 불만과 회사의 일방적인 개악 안이 전국 40여개 센터에서 일하는 노동자(100여명)들을 한 곳으로 모아내 노조를 설립(18일)하게 했다고 말한다.

"보일러 수리 등 겨울에는 일감이 몰려서 새벽까지 일하는 날이 허다하고 여름에는 일이 별로 없어 최소 생계비도 벌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린나이비정규노동자들은 근로계약을 맺지 않고 개인사업자로 등록돼 있어 성과급으로 임금을 받고 있는 상태다. "뛸 만큼 뛰어도 차량유지비, 휴대폰비 등이 빠지고 나면 손에 남는 건…." 특히 지방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장거리가 많아 교통비가 "만만치 않다"고 토로한다.

"같은 일을 하고도 정규직으로 일하는 A/S직원들 경우는 수당도 있고 임금, 근로조건 등 상당히 차이가 있습니다. 비정규직들은 오전 8시 출근해 밤 10시까지 12시간이 넘게 일해도 아무 것도 없죠." 린나이쪽이 IMF전후로 해서 정규직 대신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드는 비정규직을 점차 늘려갔다고 한다.

근로기준법 준수 등 이들의 기본적인 요구에 회사는 지난 22일 100여명의 조합원을 해고한 상태다. 이에 대해 노조는 동교동 서울사무소 앞에서 항의집회를 진행했고 오는 3일부터 인천공장 집회 등 투쟁강도를 높여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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