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는 지난해 철도청 비리를 폭로하다 부당전출돼 이에 따른 고통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조항민씨의 1주기 추모제를 2일 오전 서울지방본부 앞마당에서 개최했다.

지난 99년 서울동차지부 수석부위원장이었던 조항민씨는 도시통근형 동차의 정확한 하자보수를 요구하는 투쟁을 시작으로 철도청의 불량윤활유 사용을 언론에 폭로하는 투쟁을 주도한 결과 99년 4월28일 철도청으로부터 3개월 감봉에 동해차량으로 전출을 당했다. 동해로 전출당한 조항민씨는 서울까지 기차를 이용해 7시간이 걸리는 거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철도노조의 직선제를 요구하는 공투본 투쟁에 적극 참가해왔으나, 공투본의 철탑농성과 단식투쟁이 즉각적인 직선제로 이어지지 못한데 대한 분노를 삭히지 못했다고 한다. 더구나 소장의 복귀약속 백지화에 대한 절망감에 경제적인 문제까지 겹치자 지난해 7월3일 자살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150여명이 참석한 이날 추모제에서는 원소복귀 명령식을 함께 거행해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는 이달중으로 추모사업회를 결성해 유족들에 대한 생계지원과 고인의 뜻을 이어갈 계획이다. 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가 조항민씨의 추모제를 알린 소식지에는 "노동조합 일은 머리가 아니라 가슴이 필요하다"는 고인의 뜻이 담겨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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