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훈 기자
안전제일이라고 온 데 많다. 그 말은 너무나 익숙한 것이어서 종종 그냥 넘기기 일쑤다. 건강 챙겨라, 항상 몸조심해라, 밥 챙겨 먹어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온 엄마 잔소리 같은 것이었다. 한 귀로 듣고 흘려 온 말이다. 어디 아프고 나서야, 큰 사고를 겪고서야 눈물로 곱씹는 말이다. 언젠가의 참사 앞에서 사람들은 안전사회 건설을 눈물로 다짐했다. 생명·안전 분야 비정규직 사용제한 따위 정책은 지금 온갖 이해관계 속에서 표류한다. 오래되지도 않은 약속이 저기 공사현장 펜스 속 안전제일 글씨처럼 낡아 흐릿하다. 고속열차 승무원들이 느릿느릿 청와대로 행진했다. 잔소리 뒷전에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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