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가 16일 청와대 오찬회동에서 여·야·정 상설협의체 가동에 합의했다. 8월 임시국회에서 민생법안과 규제혁신법안을 조속히 처리하고, 3차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협력하고 지원한다.

이날 오찬은 홍영표(더불어민주당)·김성태(자유한국당)·김관영(바른미래당)·장병완(민주평화당)·윤소하(정의당) 원내대표 직무대행이 참석한 가운데 2시간12분간 진행됐다.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 회동은 지난해 5월19일 이후 1년3개월 만이다.

8월 임시국회 민생법안·규제혁신법안 처리 약속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는 크게 △여·야·정 상설협의체 △8월 임시국회 처리법안 △3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세 가지 합의를 이뤘다.

합의안에 따르면 국회와 정부, 여야 사이의 생산적 협치와 원활한 소통을 위한 여·야·정 상설협의체를 본격 가동한다. 상설협의체는 분기별 1회를 원칙으로 하며 필요시 여야 합의에 따라 개최한다. 다음 협의체는 내년 예산안 시정연설 이후인 11월에 한다.

이어 여·야·정이 민생과 경제를 위해 초당적으로 협력하고, 여야는 민생법안과 규제혁신법안을 조속히 처리한다는 데 합의했다. 국민안전을 위한 법안, 소상공인·자영업자·저소득층 지원을 위한 법안, 혁신성장을 위한 규제혁신법안 등 민생·경제를 위한 법안을 8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한다. 다만 정의당은 규제혁신법안에 대해서는 의견을 달리했다.

여·야·정은 또 최저임금 인상·근로시간단축에 따른 소상공인·자영업자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개선에 힘을 쏟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한반도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과 항구적 평화정착, 남북 교류·협력을 위해 여야가 초당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9월로 예정된 3차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협력·지원하는 한편 남북 국회·정당 간 교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정부는 이를 지원한다.

문재인 대통령 “4·27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 요청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8월 임시국회가 시작되는 날에 여야 5당 원내대표들과 협치에 대해 의논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어려운 자영업자를 포함한 민생법안과 규제혁신법안을 8월 임시국회에서 신속히 처리해 달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여·야·정 상설협의체를 분기에 한 번씩 개최한다든지, 필요할 때 국정협의를 하는 구체적 협치를 합의할 수 있다면 국민께 희망을 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다음달 3차 남북정상회담 전에 4·27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을 주문했다. 그는 “4·27 판문점선언을 평양회담 이전에 국회에서 비준동의를 해 준다면 정상회담을 할 때 훨씬 더 힘이 될 것”이라며 “국회도 방북단에 참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선거제도 개편은 여야 간 합의해서 결정하는 것이어서 대통령이 입장을 강하게 내면 국회 논의에 장애가 될까 봐 망설여졌다”면서도 “비례성과 대표성을 제대로 보장할 수 있는 그런 선거제도 개편에 대해 대통령 개인적으로는 강력하게 지지한다”고 말했다.

김성태 원내대표 “정책 속도·방향, 협치 통해 조정해야”

여야 원내대표들은 문 대통령 주문에 공감을 표하면서도 각 당에서 주목하는 현안과 정책을 대통령에게 요청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가 상당히 힘들어진 만큼 정책의 속도와 방향을 국회와 협치를 통해 조정했으면 한다”며 “현재 문제가 되는 북한산 석탄, 드루킹 특검, 국민연금 제도개편 등 혼란스런 부분에 대해 대통령이 답변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대표성과 비례성을 강화하는 선거제도를 적극 지지하신다고 말씀해 줘서 힘을 얻는다”며 “촛불민심 완성은 개헌이란 점을 신경 써 달라”고 밝혔다.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실정에 부합한 최저임금과 근로시간단축 대책이 필요하다”며 “공공부문 개혁을 통해 사회 전반적 분위기를 일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직무대행은 “소득주도 성장론은 몇 개월, 1년 안에 이뤄지는 게 아닌 만큼 지속적이고 장기적 측면으로 가야 한다”며 “혁신성장은 자칫 잘못하면 규제완화라는 방향으로 갈 수 있기에 세밀하게 살펴야 한다”고 주문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가 국익·민생·미래를 위해 서로 대화하고 타협하는 국회가 돼야 한다”며 “남북교류와 경제협력을 위해 국회에서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충분히 배려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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