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노동자들이 일터 안전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전문가가 되기로 결정했다.

6일 마트산업노조는 11월까지 대형마트 조합원을 대상으로 '안전보건 강사단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대형마트에서는 산업재해가 적지 않게 발생하지만 안전보건 전문가가 상시 배치돼 있지 않아 대처가 제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 3월31일 서울 구로구 이마트 구로점 캐셔 노동자 권아무개(사망당시 47세)씨가 근무 중 목숨을 잃은 사고가 대표적이다. 권씨는 업무를 하던 중 가슴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졌지만 심폐소생술을 제때 받지 못했다. 상황을 지켜보던 한 고객이 직접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끝내 숨졌다.

노조 관계자는 "이마트 사고 이후 일터에서 산재를 겪지 않으려면 노동환경을 미리 개선하고 사고에 대처하는 능력이 노동자들에게 있어야 한다는 경각심이 높아졌다"며 "노조의 안전보건 역량을 높이기 위해 대형마트 점포 노동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120여개 점포에 지부를 두고 있다. 각 점포당 조합원 1명 이상을 교육에 참여시켜, 200여명을 안전보건 전문가로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가 교육을 맡고 안전보건공단이 사업을 후원한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 관계자는 "교육 참가자들이 안전보건에 대한 기초역량을 습득한 뒤 현장 동료들에게 강의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라며 "사업장별로 산업안전보건법 관련 불법·탈법 여지가 있으면 회사에 개선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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