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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70년 만에 노동법 개혁, 과로사회 탈출 힘들 듯일본 노동계 "노동법 전후 최대 위기" … 국회입법조사처 "생산성 확보방안 부각"
“1974년 노동기준법 제정 이래 70년 만의 대개혁이다. 다양한 근무형태를 가능하게 하는 제도가 제정돼 노동자 과로사를 막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6월29일 오전 참의원(상원)에서 ‘일하는 방식 개혁법률’이 통과한 뒤 한 발언이다. 전날 참의원 후생노동위원회가 법안을 논의했던 일본 국회 앞에서는 노동계 반대집회가 열렸다. 일본 인터넷매체인 레이버넷에 따르면 같은날 오후 8시께 개혁법률이 표결로 통과되자 집회에 합류한 야당 의원과 과로사 가족모임은 “노동법이 전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고 한탄했다. 이 둘 사이의 극심한 온도차는 어디에서 기원한 걸까.

개혁법률의 정식 명칭은 ‘일하는 방식 개혁을 추진하기 위한 관계법률의 정비에 관한 법률’이다. 노동기준법을 비롯한 8개 법률이 개정 목록에 들어갔다. 1일 국회입법조사처는 '70년 만의 노동대개혁, 일본의 일하는 방식 개혁법률'을 펴내면서 개혁법률의 주요 내용으로 △장시간 노동 근절 △비정규직 차별시정 △노동대가 기준을 노동시간에서 성과로 전환한 ‘고도 프로페셔널’ 제도 도입을 들었다.

여야 간 쟁점은 동일노동 동일임금 지급을 담은 비정규직 차별시정보다 노동시간쪽에서 형성됐다. 개혁법률에 따르면 장시간 노동을 근절하기 위해 초과노동 상한을 기업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규제한다. 일본의 법정노동시간은 1일 8시간, 1주 40시간이지만 노사가 협정을 체결하면 초과근무가 무제한으로 허용된다. 개정안은 초과근무 상한을 원칙적으로 월 45시간, 연 360시간으로 정했다. 주당 51.3시간이다. 노사가 협정을 맺으면 연간 6회(6개월)까지 연간 720시간 이내에서 월 45시간 노동을 허용한다. 업무 성수기에는 휴일노동을 포함해 1개월 동안 초과노동을 월 100시간(주 65시간) 이내로, 2~6개월 사이에는 초과노동을 80시간(주 60시간) 이내로 제한했다. 초과근무 상한을 위반하면 6개월 이하 징역이나 30만엔 이하 벌금을 부과한다.

가장 큰 논란은 고도 프로페셔널 제도라는 이름의 탈시간급 제도에서 일어났다. 고도의 전문지식이 필요해 노동시간과 성과 간 관련성이 높지 않은 고소득 전문직을 대상으로 시행한다. 연수입 1천75만엔 이상의 애널리스트나 컨설턴트·연구개발자들이 탈시간급 적용을 받는 직종으로 꼽혔다. 아베 정부는 탈시간급과 함께 재량근로를 확대하는 안을 냈다가 근거로 제시한 후생노동성 자료에 오류가 드러나면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입법조사처는 "노동시간단축을 상쇄하는 생산성 확보방안과 임금체계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우리나라에 참고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레이버넷에 따르면 일본 노동계는 개혁법률이 참의원 본회의를 통과하자 긴급 항의행동을 했다. 노동계는 “처음으로 노동시간 규제를 받지 않는 노동자를 만들어 냈는데 점점 대상이 확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일본 노동계는 특히 “고도 프로페셔널이든 잔업 월 100시간이든 노사합의가 없으면 도입할 수 없다”며 “현장투쟁이 중요해졌다”고 밝혔다.

김학태  tae@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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