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거래시간 연장에 따른 거래량 증가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활성화를 주된 이유로 시행했던 거래시간 연장이 증권회사 노동자들의 노동시간만 늘렸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사무금융노조는 31일 성명을 내고 "한국거래소 마켓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 2년 동안 코스피 거래량이 12.9% 정도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증권시장 활성화를 이유로 2016년 8월1일부터 증권·파생상품시장의 정규 매매시간을 30분 늘렸다. 오전 9시에서 오후 3시까지였던 매매시간을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30분으로 연장했다.

거래시간을 연장한 지 2년이 지났는데도 기대했던 효과는 얻지 못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년간(2017년 8월1일∼2018년 7월27일) 유가증권시장 하루 평균 거래량은 3억9천만주로, 거래시간 연장 직전 1년간의 4억4천만주보다 11.3% 줄었다.

노조 관계자는 "거래시간 연장으로 증권노동자들은 거래 관련 업무와 후선업무 처리시간이 밀려 퇴근시간이 자연스럽게 늦춰질 수밖에 없었다"며 "거래시간을 원상회복하지 않으면 내년 7월부터 적용될 주 52시간제를 위반하는 사업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2016년 8월 말 노조가 증권업계 노동자 2천4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노동환경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52.6%가 거래시간 연장으로 시간외근무가 늘었다고 답했다. 근무시간이 늘었다고 응답한 이들의 51.6%가 "30분 늘었다"고 밝혔고, 40%는 "1시간 늘었다"고 답했다.

노조는 성명에서 "지난 2년간 한국거래소의 일방적인 거래시간 30분 연장으로 증권노동자들은 어떤 보상도 없이 '저녁이 있는 삶'을 빼앗겼다"며 "정부는 실패한 정책을 원상회복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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