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대구가톨릭대학교의료원 노동자들이 26일 이틀째 파업을 이어 가고 있다. 노동자들은 병원 설립 37년 만에 노조를 만들고 의료원과 임금·단체교섭을 했지만 의견을 좁히지 못해 지난 25일 파업했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대구지역지부 대구가톨릭대의료원분회(분회장 송명희)는 이날 “의료원은 전국 9위의 의료수익을 내고 있지만 의료원을 위해 일하는 노동자 임금은 대구지역 대학병원 중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며 “더이상 이곳에서 희망을 찾을 수 없어 일터를 떠나는 동료들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분회 조합원 890여명 중 필수유지업무 담당 조합원 330여명을 제외한 550여명이 파업에 참여하고 있다. 분회는 이날 의료원장과 부서장, 환자·보호자에게 전하는 편지를 작성해 병원 곳곳에 부착했다. 의료민영화와 관련한 조합원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핵심 쟁점은 임금인상률이다. 분회는 기본급 20% 인상을 요구했지만 병원측은 4% 인상을 제안했다. 경북지방노동위원회가 지난 24일 5.5% 인상과 육아휴직수당 50만원 지급안을 제시했지만 성사되지 않아 조정이 중지됐다.

분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매년 평균 간호사 125명이 퇴사했다. 같은 지역, 같은 연차 타병원 간호사와 기본급 차이가 100만원이나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송명희 분회장은 “20% 인상 요구가 너무 과한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십수년간 실질임금 동결을 감내한 직원들이 폭발한 것”이라며 “낮은 처우 때문에 직원 이탈이 잦아 결국 의료서비스의 질이 낮아지는 악순환을 끊으려면 병원이 결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27일 오후 파업 이후 첫 본교섭이 열린다. 분회는 “의료원이 변화된 안을 내놓아야 한다”며 “분회의 요구를 받아들인 진전된 안을 가져오면 조합원 동의 절차를 거쳐 수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